노백경 에이스트리플파트너스 대표

3월 한 달 내내 미세먼지 탓에 푸른 하늘을 보기가 어려웠다. 외부에서 걸을 때는 마스크를 쓰지만 답답하고, 저녁에 귀가하면 눈도 뻑뻑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국내 요인이 52%이고, 해외 요인이 48%라고 한다.
해외요인 중에서는 중국의 영향이 34%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와 소각로가 주요 발생원이며 향후 220여개의 소각로를 추가 건립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상황이다.
인천은 한반도의 도시 중 중국과 가장 인접해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이웃사촌이다. 외국인의 출입관문인 국내 최대의 국제공항도 인천에 있다. 출입국 관리가 가능한 사람의 영향이든 출입국 관리가 어려운 환경의 영향이든 먼저 받을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에 있어서도 가장 전선에 서 있는 이해당사자다. 대기 문제는 범국가적인 문제이겠지만 가장 민감한 이해당사자인 지방정부가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중국의 인접 지방정부와 협력해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 신문들도 심층기획보도를 통하여 건전한 여론 형성에 나서야 한다.

엘빈 토플러는 그의 대표저서 '제3의 물결'에서 중국의 동부해안과 한반도를 묶어서 하나의 경제권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지난해 홍콩을 포함한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34.4%에 달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니 토플러의 선견지명에 머리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환경공동체를 추가했더라면 더욱 뛰어난 예견이 되었을 것이다.

미세먼지 속에서도 생업의 현장은 활기차다. 3월 초 인천에서 30여 코스메틱 업체가 참가한 왕홍마케팅 행사가 있었다. 왕홍이란 수십만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SNS스타를 말한다.
제품과 중국어로 된 설명서를 준비해 부스를 차린 업체들을 왕홍들이 방문해 제품에 관해 물어보기도 하고 시용해보기도 하면서 제품을 홍보하면 팔로워들이 댓글도 달고 '좋아요'도 누르면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페이지에서 구매를 하게 된다.
왕홍의 현란한 몸짓과 말솜씨는 현장에는 없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왕홍의 강력한 추천 한마디에 주르륵 구매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연결된 소비자의 열기가 뜨겁게 느껴진다.

혁신적인 기술로 인해 새롭게 형성된 거래방식은 기존의 무역거래 방식에 비하여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있지만 한국의 중소업체들이 쉽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결제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별도의 쇼핑몰을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현재의 방식은 제조업자가 물건을 출하하고 물건이 개별 포장되어 소비자에게 배달된 뒤에 판매사이트로부터 대금을 받는 구조여서 대금을 안전하게 받을 보장이 필요하다.

안전하게 대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만 보완되면 중소제조업체에게 매우 효과적인 수출 플랫폼이 될 것 같다. 이러한 왕홍마케팅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차린 부산시가 팔을 걷어붙였다. 화장품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부산시는 유명 왕홍을 초청해 부산에서 1박2일 살아보기 같은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왕홍마케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다른 지자체에 빼앗기지 않고 잘 살릴 수 있도록 인천시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지리적인 환경은 움직일 수 없는 조건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다.
불리한 점은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유리한 조건은 놓치지 말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경제든 환경이든 중국변수가 커지고 있다. 황해 환경공동체와 경제공동체의 중심에 인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