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6월2일까지 한지석 작가의 개인전 '거울 대칭'을 개최한다.

2009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레지던시 '화이트블럭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시작된 화이트블럭은 지난 9년간 레지던시에 입주했던 작가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후속 활동을 지원하고자 매년 레지던시 출신 작가 1인을 선정해 개인전을 개최한다.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의 골드스미스와 첼시예술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화이트블럭 스튜디오 제 1기 작가로 참여했던 한지석 작가가 그 첫번째 주자로 선정됐다.

작가 한지석은 화이트블럭 레지던시 참여 이후 갤러리 비원(2012), 갤러리 비케이(2013), 갤러리 조선(2015)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시립미술관, 뮤지엄 산, 소마미술관등의 미술관의 기획전에 초대돼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창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지석은 꾸준히 보는 것, 보이는 것에 대한 고민, 다양한 시각 정보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식의 과정, 그리고 저장된 정보가 우리의 시각에 어떻게 다시 반영되는지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한지석은 울트라 마린 블루의 강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얼핏 단색의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 바다, 혹은 건물 같은 형태들이 희미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 형태는 사라지고 다시 물감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과 사라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공존한다. 한지석의 작품을 보는 관객은 각자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정확히 바다인지 산등성이인지 혹은 그저 파란 물감을 칠해 놓은 캔버스로 인식할 것인지는 온전히 관객의 몫인 것이다.

전시명 '거울 대칭'은 이처럼 보여지는 대상과 그것을 보는 주체가 되는 작가(혹은 관객)이 마주보고 서로를 비추고 반영하는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거울은 대상을 그대로 비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보는 주체가 된 대상은 거울에 비친 것을 그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보이고 싶은 것을 비추고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그러므로 거울에 비친 나는 내가 보고 싶은 나의 모습인 것이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