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농협이념중앙교육원교수

 

식목일은 신라 문무왕 때 당의 세력을 몰아낸 날(음력 2월15일)을 기념해 나무를 심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이날은 절기상으로 청명을 전후하는 시기로 얼었던 땅이 녹아내려 나무심기 좋은 날로 여겨진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황폐화된 산림을 다시 가꾸자는 의미로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매년 식목일 즈음에는 다양한 나무심기 행사들이 열렸다.

어릴적 기억 속의 그날은 가족들과 함께 앞마당의 화분을 하나씩 늘려가던 추억의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공기관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라 산업현장의 생산성 저하 우려로 2006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식목일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날 정도로 치부된다.
나무와 숲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함께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나무를 심고 기르는 것은 우리에게 단순히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녹지 확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사막화를 늦출 수 있고, 여름에는 수분을 증발시켜 폭염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비가 내려 지표면의 토양이 깎여나가는 유실현상도 방지할 수 있어서 각종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나무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열매와 약재, 땔감 등을 얻고, 동식물들은 보금자리와 먹이를 얻을 수 있다. 나뭇잎의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은 미세먼지를 흡착, 흡수하고 나뭇가지와 줄기는 침강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한다는 사실과 연구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 대신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불편한 신조어가 쓰이고 있는 요즘 나무와 숲의 중요성은 사람들의 낮아져만 가는 관심과는 반대로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4월5일 식목일, 가족들과 작은 나무를 심으면서 수목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