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제 경기 안성시장

언제부터인가 춘삼월이면 마음을 들뜨게 하던 청명한 바람과 맑은 풀향기를 맡기 어려워졌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날이 풀리고 꽃이 피면 덩달아 밝은 기분이 되지만,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의 봄은 예전에 알던 그날들이 아니다.
봄날뿐 아니라 긴 겨울에도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방문객이 되어버렸다.
특히 안성시를 포함한 경기 남부권 5개 시가 서울시보다 초미세먼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에서도 안성시의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나 안성시민의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는 인류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으로 먼저 이에 대한 원인을 짚어보고자 한다.
미세먼지 발생은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타거나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배출 가스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 주요유발 원인으로 알려진다. 일반 먼지에 비해 매우 작고 가벼운 미세먼지는 당사국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광범위한 지역을 오염시킨다.
한국과 중국은 여름 한철에만 강수량의 60~90%가 집중되는 기후이기 때문에 강수가 적거나 없는 계절에 유독 미세먼지가 잘 확산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겨울철에 절정이 되는데, 이는 난방으로 인한 매연이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지만 비나 눈이 거의 오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여전히 겨울철 석탄을 이용한 난방이 대다수인 상황으로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는 디젤 차량과 석탄화력발전소와 더불어 건설기계, 선박 등이 꼽힌다.
안성시의 초미세먼지가 높은 이유도 충남에서 집중된 30개소의 석탄화력발전소와 동일 위도 서쪽 평택항, 해군 2함대, 포승 국가공단, 당진 제철소, 당진 고대부곡공단, 대산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세먼지가 서해안에서 축적된 후 서풍을 타고 우리 시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형 여건이 분지형태로 한남, 금북정맥 큰 산줄기에 막혀 유입된 미세먼지가 축적, 정체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안성시는 지난 3월15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지역 특화사업으로 시민체감형 미세먼지 5대 분야별 계획을 수립했다.

첫째, 살수차 16대를 임차해 안성시내 및 학교 주변, 노인 관련 시설 등에 운영한다. 미세먼지는 물을 뿌리게 되면 밑으로 가라앉아 일시적인 환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수소충전소 구축 등 친환경 자동차 복합충전소를 설치하고, 전기자동차와 이륜차 구매를 지원해 대기오염 없는 이동 수단을 확대·보급하고자 한다.

셋째,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시내 곳곳에 대기측정소를 확충하고 대기전용 전광판을 신설해 시민들의 즉각적인 대처를 도울 예정이다.
넷째, 마스크 자동판매기를 안성시 공공기관 5개소에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안성 내에는 마스크 제조회사가 4곳으로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정책 분야별 지속적인 보도나 휴대폰 문자서비스, 홈페이지 정보 게시 등을 통해 시민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 대외적으로 우리 시 접목 가능한 사업들에 대하여 중앙정부에 국고보조금 확보 및 평택항, 충남 화력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청, 경기남부권 6개 시가 공동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을 적극 해소하여 '즐거운 변화, 행복한 안성'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환경문제는 전인류적인 의제이다. 자연에 대한 부자연스러운 인간의 생존방식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안성시에서의 특정 대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범국민적인 미세먼지의 원인을 줄일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모두가 다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이는 현상을 피하는 것일 뿐, 결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인류로서 지구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사회적 합의로 함께 해야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 푸른 지구와 맑은 공기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