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서 태동한 국내 재계 14위 한진그룹의 오너 조양호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강제로 밀려났습니다.

▲ 조 회장이 대표이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에 상정된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해 참석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64.1%의 찬성을 얻는 데 그치면서 연임에 실패한 것입니다.
조 회장의 이번 퇴출은 대기업 총수가 주주들에 의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첫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 이번 조 회장의 퇴진에는 지분율 11.56%로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영향이 컸습니다.
국민연금은 주총이 열리기 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어 조 회장에 대한 연임 반대입장을 정했습니다.
땅콩 회항’ 사건과 막말 사건 등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200억 원대 횡령,  배임 혐의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연임 반대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 국민연금의 결정에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까지 합세하면서 조 회장의 강제 퇴진은 주총 전에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이로써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대한항공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려받은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번 대한항공 조 회장의 퇴진은 대기업의 오너라 하더라도 잘못된 경영으로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강제로 경영일선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우려도 함께 보여줬습니다.

▲ 기업은 이번 대한항공 조 회장의 퇴진을 계기로 대기업 오너라 하더라도 잘못된 길을 걸으면 국민과 주주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지나친 민간기업의 경영권 개입은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한다는 우려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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