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이(e)가득 시정 경연회에 참여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발표자의 제안을 경청하고 있다. /제공=인천시

 

"시장님 짧은 시간 인천에 머무는 관광객을 위해 하루짜리 인천 관광 종합선물세트를 선보이는 것은 어떨까요."(이준규 소방학교 소방위)

"월미산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 모양의 부표를 띄우면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조망이 장관을 연출할 겁니다."(토지정보과 최민식 팀장)

인천시 공무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끈다. 마치 '아이디어 자판기'처럼 버튼을 누르면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배출구로 툭 튀어나오는 모습이다.
시가 올해 처음 개최한 직원 아이디어 공모에선 월미산 관광 엘리베이터부터 인문학 구락부, 케이팝 상설 공연장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란 주제로 진행된 상상이(e)가득 시정 경연회(3월11·14일 개최)에는 모두 25개팀, 직원 80여명이 참여해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4~5급 19명, 6~7급 56명, 8~9급 5명 등 다양한 직급이 참여했다.

과거 직원 아이디어 공모가 실·국별 제안 방식에 머물렀던 반면, 이번 공모는 직원들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직원들이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팀을 만들게 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토대로 제안 디자인 자문단과 직원들이 토론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식이 이번 공모에 도입된 것이다.
우수 아이디어로는 모두 6건이 선정됐다.
이준규 소방학교 소방위가 발표한 '레이오버를 잡아라'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단 시간 경유 관광객을 겨냥한 하루짜리 인천 관광 상품으로 최우수 제안으로 선정됐다.
지하철과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일 인천 패스권과 한류 드라마 촬영지 등이 소개된 관광지도, 주변 음식점 할인권 등이 담긴 '인천 관광 종합선물세트'로 공항에만 머물다 가는 틈새시장을 공략하자는 전략이 빛났다.

또 다른 최우수 제안인 인재개발원 박복윤 팀장의 '자연으로 인천2호선을 그린(Green)다'는 서구 검암 서곳로에 늘어선 30여개의 도시철도 2호선 교각에 색을 칠하고, 공기정화식물을 매달아 친환경적이고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아이디어다.
우수 제안 중 하나인 '월미산 꿰어서 보배 만들기'는 환상적 야경과 월미랜드, 차이나타운 등 서울의 남산과 견줘 손색없는 인천 월미산을 중심으로 만든 관광상품으로 토지정보과 최민식 팀장 등 도시균형계획국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구상한 안이다.
월미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사일로·야경 등 내항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인천 앞바다 사이다(대형 부표) 등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재난대응과 조은경 주무관은 100년 전 제물포에 살던 외국인들의 사교 클럽이던 제물포 구락부에 카페와 테마가 있는 서점 등을 마련해 청년들의 인문학 살롱으로 꾸미자는 '인문도시 인천을 위한, 인문학 구락부'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제물포 구락부가 지난해 10월 시에서 발표한 인천시의 균형 발전 로드맵 공간이자, 인천만의 근대 문화를 활용한 원도심 재생 사업의 대표 사업지인 만큼 관심 역시 컸다.
아울러 세정담당관실 최재천 주무관이 발표한 '케이팝 상설 공연장 설립·운영', 공원녹지과 곽남현 팀장이 발표한 '국제 꽃정원 박람회'까지 총 4개의 우수 제안 모두 인천의 위상을 높이고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아이디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게스트하우스 마을 조성, 주민들이 마을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일상 속 실험실 리빙랩 운영,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활용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민관 협치의 도우미 역할을 할 마을 특파원 양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인천시는 이번 시정 경연회에서 우수 제안으로 선정된 6건을 비롯한 총 25건의 제안에 대해 담당 부서, 관련 기관과 함께 사업 시행 가능성, 창의성, 효율성, 적용 범위, 계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 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추진 방안을 수립해 시정에 녹여낼 수 있도록 한다.

박남춘 시장은 "모든 아이디어에서 인천시 공무원들의 인천에 대한 애정과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짜낸 노력이 보여 뿌듯했다"며 "직원 모두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두려워 말고, 작은 변화를 통한 큰 혁신을 만드는 데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 달라"고 격려했다.
한편 '2019년 인천시 혁신 계획'을 수립한 민선 7기 시정부는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공직자들이 모여 시정 발전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연구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혁신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습 동아리 '혜윰'과 다양한 분야의 강사 초청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혁신 서포터즈'를 공모하는 등 공무원 한 명 한 명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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