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일 플레이 캠퍼스서 '아버지 제르몽' 오페라 공연

시대의 편견과 관성이 사회적 약자의 사랑을 어떻게 억압하고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오페라 '아버지 제르몽'이 29, 30일 오후 7시30분 인천시 중구 경동 인천기독병원 앞에 있는 문화공간 '플레이 캠퍼스'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아버지 제르몽'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각색한 작품으로 아버지 제르몽과 아들 알프레도의 연인 비올레타 사이에 벌어지는 세대 간 충돌을 그린다.

원작 '라 트라비아타'가 두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보여주지만 '아버지 제르몽'은 기성세대이자 가부장을 대표하는 아버지 제르몽과 새로운 시대의 젊은 여성 비올레타의 신분차이에서 오는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1막 비올레타의 집, 2막 찢어진 편지, 3막 파리의 비극으로 구성된 '아버지 제르몽'은 150분 분량의 원작을 80분으로 압축하여 쉬는 시간 없이 속도감 있게 원작의 비극을 전개한다.

1850년대 파리는 시민혁명과 왕정복고의 반동으로 정치가 혼란해지자 배금주의와 향락에 젖는다. 그럴수록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독립과 정치적 발언은 더욱 어렵고 불안해진다.

이런 혼란 속에서 비올레타는 자신을 지키고자 파리 사교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부와 명성을 추구한다. 그러다 남부 프로방스에서 온 순박한 귀족청년 알프레도를 사랑하게 되자 자신이 모은 재산으로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든다.

하지만 그들의 보금자리를 찾아온 아버지 제르몽은 편견과 선입관으로 비올레타를 대한다.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설명하는 비올레타에 대한 오해가 풀리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비올레타에게 헤어질 것을 부탁한다. 비올레타는 연인 알프레도에게 이별의 편지를 쓰고 집을 떠나 파리 사교계로 돌아간다.
알프레도는 편지를 읽고 분노를 느끼고 복수를 다짐하며 비올레타가 있는 파티장으로 간다. 오해와 분노 때문에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모멸감을 주고, 비올레타는 상처를 받는다.

자신의 노파심이 일을 그르쳤음을 깨닫는 제르몽은 비올레타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지만 비올레타는 절망을 안고 죽는다. 아들 알프레도는 비올레타가 죽자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사랑의 고통과 기쁨을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아버지 제르몽은 괴로워하는 아들에게 프로방스의 대지와 바다를 떠올리는 노래를 부르며 고향으로 인도한다.

이번 공연의 주역인 제르몽은 바리톤 염현준, 알프레도는 테너 최기수와 김명호, 비올레타는 소프라노 최주희와 김정은, 반주에는 피아니스트 황선화와 윤소미나가 각각 맡는다.
관람료 5만원. 032-777-8775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사진제공=플레이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