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愛 대화] 인천복지재단 초대 대표 [유해숙]
▲ 유해숙 인천복지재단 대표이사가 26일 인천 미추홀구 아이티타워에서 재단을 설명하고 있다.


'복지특별시 인천' 부푼 각오

20여년전 복지계 첫발 디뎌
부모 가르침 '선분배 후성장'
철학 바탕 시민사회 등 활동

누구나 적정 수준 삶 누리게
인천 '복지기준선' 설정 계획

사회적 케어 지원체계 구축
전문성 강화·평가틀 갖춰야



인천복지재단의 터인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유해숙(54) 인천복지재단 대표이사의 도화동 생활은 처음부터 설렘으로 가득 찼다.

유 대표에게 도화동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가족들의 보금자리이자, 20여년 전 복지계에 첫 발을 내딛었던 출발지였다. 그리고 이제는 인천복지재단의 첫 출발지로 기록될 곳으로 이곳에 그는 다시 섰다.

유 대표는 "복지재단이 도화동에서 문을 연다는 소식에 설레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긴장도 됐고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이던 1971년. 도화역 철길 옆이 제 집이었요. 가족의 원리를 배운 이곳에서 복지재단이 출발하는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복지특별시 인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복지의 원리, 가족서 배우다
오늘날 유 대표를 있게 한 9할은 가족이다. 유 대표가 갖고 있는 '선 분배, 후 성장'이라는 철학은 유 대표의 부모로부터 시작됐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던 1960년대 시절 장남에게만 모든 교육이 집중됐지만 유 대표의 부모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남매 모두에 대한 사랑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부모 덕분에 오늘의 자신과 지금의 가족이 형성됐다고 유 대표는 강조했다.

"과거 선성장, 후분배라는 기조로 국가는 성장해왔지만 뒤안길엔 경제적 빈곤층이 늘어났습니다. 시야를 좁혀 그러한 철학은 가족 안에서도 적용돼 장남에게만 모든 투자와 관심이 집중됐었죠. 하지만 부유하지 않았던 철거민촌 생활 속에서도 부모의 지혜로 4남매가 모두 잘 살아가고 있죠. 가족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어요. "

이러한 철학과 원리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 20여년 동안 '이상이 일상이 되는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교육과 대안정책을 위해 노력해왔다. '사단법인 시민교육과 사회정책을 위한 마중물'의 창립을 주도했고, 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해왔다.

그는 그리스의 아고라 광장처럼 시민이라면 자유롭게 토론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함께 상생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복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개인이 모여 가족, 가족 단위가 모여 마을, 그리고 국가로 커지듯이 복지의 힘으로 안전하고 풍요로운 국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인천시는 '내 삶을 바꾸는 따뜻한 복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복지는 시민들이 마을의 주체로 당당하고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는 풍요로운 공동체에서 가능합니다. "

▲복지특별시 '인천'
'한 가정에서처럼 차이가 나는 존재를 서로 드러내고, 더불어 사는 사회'. 유 대표는 복지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러한 복지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복지재단은 올해 시민 누구라도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천복지기준선을 설정할 계획이다.

복지기준선은 소득과 교육,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분야에서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저선과 적정선을 설정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인천형 복지 정책이 생산된다.

"인천형 복지는 잔여적 복지에서 제도적 복지의 가교 역할을 통해 당당하고 풍요로운 복지공동체를 지향합니다. 복지재단은 이를 실현할 철학과 정책을 연구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

인천형복지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복지재단은 사회복지서비스 지원체계 구축, 전문성 역량 강화 등에 중점을 기울일 방침이다.

"공무원과 민간의 자원과 역량을 조사하고, 이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사회적 케어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사회복지기관인 시설과 단체에 기반해 인천형 복지를 위한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인천을 당당하고 풍요로운 복지공동체로 만들겠다는 게 유 대표의 구상이다.

"인천형 복지가 나아가야 할 첫 길을 내는 지금 이 순간, 이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그렇기 때문에 결단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복지와 관련된 각 분야에서 각자가 경주마처럼 달려왔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집단 지성을 이루고, 조정·협의를 거쳐 시민들이 자신의 삶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

유해숙은 누구?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박사(2004년)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 교수(2011~2019년)
-㈔시민교육과 사회정책을 위한 마중물 이사장 (2011~2018년)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이사(2014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