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대체 매립지를 찾고 있다.
그런데 대체 매립지로 인천 어딘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민들은 1992년 개장한 이후 30년 가까이 악취와 먼지, 소음을 참고 견뎌왔는데 또 다시 이 같은 고통을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폭발 일보 직전이다.

인천시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수도권매립지에 버려지는 쓰레기의 5분의 1도 안되는 양만 인천에서 배출된 것이고, 나머지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버려진 쓰레기라는 사실이다.
2017년 한해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된 쓰레기 368만4000t 가운데 인천에서 배출된 양은 68만t으로 전체 18.5%에 불과하다.
서울이 절반 가까운 167만8000t(45.5%), 경기도가 132만6000t(36%)이다. 내 집안 쓰레기봉투에 채워지는 쓰레기의 80%이상이 이웃집에서 갖다버린 쓰레기란 얘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체 매립지로 또 인천이 거론된다고 하니 인천시민들이 화를 안낼 수가 없다.
환경부와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는 2025년으로 사용시한이 완료되는 지금의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를 찾기로 하고 2017년 용역을 발주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주 용역결과가 나왔어야 한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용역에서 나타난 후보지들을 대상으로 매립지 유치 신청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대체 매립지 선정에 따른 주민 반발 등의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막대한 지원을 약속한다지만 누가 내 집안에 쓰레기를 갖다 묻으라고 나설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규모 대체 매립지를 찾기 어려우니 이참에 지자체가 각자 알아서 쓰레기를 처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시· 도가 각각 매립지를 조성, 자기 지역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자는 얘기다. 수도권 전체 쓰레기 처리를 도맡고 있는 인천시 입장에서는 솔깃한 소리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빨리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