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소돔과 고모라의 아방궁
[썰물밀물] 소돔과 고모라의 아방궁
  • 김형수
  • 승인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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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논설실장

10년 전 29살 꽃다운 인생, 장자연 씨가 세상을 등졌다. 버닝썬 스캔들의 29살 승리의 성 접대 의혹 등은 심각한 환락산업의 폐부를 드러냈다. 성을 매개로 돈과 권력이 야합한 아홉수의 비극인 듯싶다. 별장과 클럽을 들여다보면 성추행, 폭력, 마약, 몰카 등 반사회적 행태가 난무했다. 음지에서 싹튼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는 듯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나섰겠는가. '국민 분노가 매우 높은 사건'임에 틀림없다.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의 유착'이다. 공소시효를 앞두고 과거사위원회는 조사기간을 한정 연장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치욕스럽고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고 부정부패의 고리를 단절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인간의 선에 대한 추구 정신이 상처받지 않고 우리 사회에 널리 뿌리내렸으면 한다.


버닝썬, 아레나는 강남 '환락 천국'으로 시황제의 아방궁이 됐다. 원주 별장에서 벌어진 고위 관료와의 정경유착 밤마실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요란하고 요상했다고 한다. '난잡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내용들'이라니 실체가 어떤 것인지 세인의 궁금증은 더 집중된다.
우리 사회는 이미 일부 식품·위생 접객업소와 안마시술소 등의 2차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매매 사건들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인간이 성적 타락에서 쫓겨난 소돔과 고모라 성이 따로 있을까. '음행과 간음, 탐욕과 방탕'이 지하에 은밀히 숨어들었다니 정상적인 사회의 면모가 오히려 허울처럼 보인다.
규범과 상식을 벗어나고 좀처럼 실체를 감지하기 어려운 은폐된 일탈이다. 물뽕과 최음제가 동원되고 현장에서는 음란비디오 등이 나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과장의 기법을 동원하는 픽션보다 한 수 앞서는 현실처럼 보인다.

불현듯 떠오른 영화 <내부자들>의 별장 성 접대 장면은 강도 높고 의아한 충격이었는데 이보다도 더 소스라칠 인간 일탈이 도를 넘었다. 1억원대의 '만수르(주류) 세트'도 있었다고 하니 돈과 권력이 만든 기막힌 음지 향락이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 시대다.
성과 비호 권력이 동원됨으로써 여전한 부정수뢰, 부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은둔 사회의 일면이다. 한국 사회의 비뚤어진 윤리 위기 앞에 다시 한 번 각자 내면적 성찰과 수신을 요구하게 될 뿐이다. 환락과 돈이 흥청거렸으니 거짓과 탐욕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기 마련이다. 일반인들이 감히 감지하기 어려운 은폐된 일탈을 낱낱이 파헤쳐 사회의 경종이 돼야 한다. 이곳 이것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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