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를 위한 유비무환 태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난 22일은 4번째 맞이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천·경기 지역 올해 행사는 축소되거나 폐지됐다고 합니다. 
국가 수호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융성과 발전도 불가능한 일임을 상기할 때 걱정이 앞섭니다. 국가안보는 국민행복과 직결되는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가 수호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살신성인 정신은 국민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꿈과 희망을 추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또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풍토가 국가안보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올해 4년째를 맞은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유독 쓸쓸했다고 합니다. 남북 평화 무드가 조성된 탓인지 벌써부터 행사 축소의 분위기가 인천·경기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이 주권을 상실한 지 100년이 됐다는 올해 서해 호국 영령들의 정신을 더 깊게 생각했어야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 정권은 호전적인 태세를 취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3대 북한 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축소된 사실이 역사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한번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참석할 기념식에 지난해에 이어 국무총리가 대리 참석한 것을 놓고 말도 많습니다. 

인천 송도고 출신 윤영하 소령은 제2연평해전의 영웅입니다. 경기 수원정보과학고 출신 천안함 전사자 정범구 병장, 평택기계공고 박보람 중사, 성남서고 김태석 원사 등이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로 전사하지 않았습니까. 매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러오던 이들 인천·경기 지역 학교들도 올해 행사를 축소 진행했다고 알려집니다. 

군사위협이 없는 탈냉전의 시대가 한반도에 안착했다는 시각은 너무 이른 판단입니다. 최근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 미국 해안경비대가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고, 북한이 방공훈련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마당에 북한의 서해 도발의 의미를 희석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이념적 대치 정황도 엄중합니다. 북한은 주체사상을 확고히 하고 있고, 중국은 중화주의, 일본은 독도 영토문제를 거론하면서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해 호국영령들의 국가안보 정신을 소중히 기려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 20일 국회 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이 밝힌 서해 도발이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는 견해는 서해 희생 용사들의 가슴을 저미게 하는 대목일 것입니다. 지하에서 순국 영령들이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의 의미를 다잡아야 하겠습니다. 특히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 안보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민주주의 수호의 대한민국 국가관은 항상 공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천일보TV medi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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