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후반 박빙 승부선 전략 중요' 지론으로 개막 2연승 달성
팬들 기대감 UP






"야구는 1~6회까지 선수들이 중심이다. 이 때 점수 차가 어느정도 나면 계속 선수 중심의 야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7~9회 1점차 일 때는 감독의 전략이 중요하다. 막판 박빙 승부에 감독이 개입을 해 얼마나 경기를 잡아 내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감독 몫이다."

염경엽 SK와이번스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근 가진 언론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6회 정도까지는 선수들에게 거의 맡기지만, 경기 후반 박빙 승부가 이어질 땐 감독이 정교하게 작전을 짜 경기에 개입함으로써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는 그가 감독과 선수의 몫을 어떻게 나누고 있고, 올 시즌을 어떻게 이끌지 가늠할 수 있하는 핵심 발언이었다.

그런데 마침 24일 치러진 KT와의 2차전에서 염 감독은 자신의 이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잘 보여줬다.

한점 차(2대 3)로 뒤져있던 8회말, 드디어 염 감독의 작전이 나왔다.

최정의 볼넷과 로맥의 적시타로 무사 주자 1, 2루가 되자 그는 즉시 2루 주자 최정을 빼고 대주자로 빠른 발의 김재현을 투입했다.

김재현은 SK와이번스에서 주루 플레이를 포함해 '발야구'를 상징하는 최고의 선수다. 그리고 과감하게 동시 도루 지시를 내려 주자를 2, 3루에 가져다놨다.

이 때 상대 포수 장성우가 도루를 저지하고자 3루가 아닌 2루로 공을 던졌다.

보통 1, 2루에서 2, 3루를 훔치는 동시 도루 때 포수는 송구거리가 가까운 3루를 선택하지만, 김재현의 발이 빠른 걸 아는 장성우가 3루가 아닌 2루로 던진 것이다.

당시 한 해설의원은 "대주자 김재현이 부담을 줘 장성우가 공을 2루로 던졌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동시 도루에 성공한 두 주자가 마침 터진 이재원의 적시 안타로 모두 홈플레이트를 밟으면서 경기는 4대 2로 뒤집어졌다.

작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이재원 다음 타자였던 정의윤 대신 고종욱을 대타로 투입했다.

고종욱은 기대에 못미치는 내야 땅볼을 쳤지만 이재원만 포스아웃되고 자신은 살아나갔다. 그리곤 재빨리 2루를 훔치며 상대 투수 엄상백을 흔들었다.

엄상백은 결국 다음 타자 강승호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강승호의 홈런은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SK는 개막 2연승을 달성했다.

온라인 상엔 염 감독과 SK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는 댓글이 넘쳐났다. 팬들은 "염갈량(제갈공명을 빗댄 염 감독의 별명) 덕분인가. SK 팬으로서 기분좋다. 어제 오늘 불펜 안정감은 뭐지? V5 가자!"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앞서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SK의 불펜진 역시 SK와이번스 단장 시절부터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올 시즌 그 어떤 팀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바꿔 다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