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 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눈물 닦는다
'기지촌 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눈물 닦는다
  • 김현우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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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당시 공무원이 '애국' 명목 성매매 교육
피해자 평균 70세 … 경기도 거주 50%·기초수급 80%
유승희·박옥분 '진상규명·피해지원' 입법 촉구
▲ 더불어민주당 유승희(왼쪽 세번째), 바른미래당 김수민(왼쪽 다섯번째) 의원과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경기여성연대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지촌 미군 위안부 입법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경기지역 주둔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에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한 조례가 올해 다시 추진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내에서 이 같은 조례가 꾸준히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된 전력 때문이다. 현재 피해 여성 중 대부분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25일 지역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 성매매로 피해를 입은 여성, 이른바 '미군 위안부'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 법안과 조례안 제정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국회 유승희 의원의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 도의회 박옥분 의원의 '경기도 미군 위안부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 등 2건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미군 위안부 여성의 지원 등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1954년 미군은 국내 주둔지 주변에 기지촌을 만든 뒤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했다. 당시 종사 여성들의 증언을 보면, 기지촌 담당 공무원들은 '애국교육'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성매매 방식을 가르쳤다.
성병을 겪거나 의심되는 여성들은 강제 격리, 치료하기도 했다. 위법과 인권침해의 소지에도 정부가 성매매를 관리하고 통제했다는 의혹이다. 서울고법은 여성 117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배상금지급을 판결한 바 있다.

시민단체 조사에서 소송 원고를 비롯한 200여명 여성 50% 이상이 평택,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도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평균 연령은 70세를 넘겼다.

특히 정신·신체피해에 대부분 도움 없이 당장 연명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다. 평택 시민단체 ㈔햇살사회복지회 소속 여성 10명 중 8명은 기초생활수급자다.

하지만 여태까지 정부, 지자체의 공식 지원이 이뤄진 적은 한 차례도 없다. 피해와 지원근거 등을 명시한 관련법이나 조례가 없어서다.

조례는 무려 5차례나 추진됐다가 무산됐다. 2014년 고인정 전 의원, 정대운 의원의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 2건 모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자동 폐기됐다.

무산됐던 조례는 지난해 3월 박옥분 의원이 입법예고를 하면서 다시 불씨가 당겨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임위에 상정되지 못했고, 9대 도의원 임기가 끝나면서 폐기됐다. 그해 6월 평택에서 ㈔평택시민재단 등 관련 단체가 시민 차원에서 추진한 조례안도 입법절차를 밟지 못하고 중단됐다. 집행부인 도는 그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준이 모호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올해 각 인사들의 관심으로 밝은 전망을 기대한다. 실제 이재명 도지사는 집행부에 지원 관련 노력을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대표는 "얼마 전에도 제대로 사과도 못 받고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셨다. 정부, 경기도가 이분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후 시민단체 대표들은 유승희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제정 등을 촉구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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