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 뒤 한달 넘게 방치...주변 상인들 "고철 떨어져 불안"
▲ 24일 주안자동차매매단지에서 바라 본 동일앤프라스 공장부지 모습.

"화재현장에서 떨어진 판넬 때문에 사람이 크게 다칠 뻔 했습니다. 구청에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했는데 나와보지도 않더군요."

올 초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난 이후 한 달 넘게 잔재물이 방치돼 주안자동차매매단지 상인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공장과 매매단지는 불과 몇미터 거리로 악취와 분진이 발생하는 데다 바람이 불면 고철 형태 잔재물이 추락하는 실정이다.

24일 주안자동차매매단지 상인 등에 따르면 이달 14일 단지에서 자동차를 보던 한 여성이 '동일앤프라스' 공장 부지에서 추락한 4m짜리 판넬에 맞아 부상을 입을 뻔 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앞서 매매단지 상인들은 미추홀구에 수차례 가림막 설치를 요구했다. 화재 잔재물이 고스란히 날아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판매하려고 세워둔 차량에 먼지가 쌓여 상인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놓고 공장 측이 부지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밝히자 매매단지 측은 구에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하지만 구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상인들이 구청을 직접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장실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소방과 경찰은 2차 피해를 우려해 여러 번 순찰을 진행했다.

주안자동차매매단지 관계자는 "구 관계부서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방치했다"며 "참다못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으니 그제야 공무원이 현장에 나오더라"고 주장했다.

결국 구는 지난 22일 현장을 살펴보고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금 지원 등을 검토했으나 해당 사항이 없어 대책 마련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굴착기를 동원해 자체적으로 잔재물 처리를 시도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며 "공장 대표와 보험사 간 협의 결과 조만간 해결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