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기념행사 축소하거나 없애
북한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이 4년째를 맞았지만 인천·경기지역은 조용한 분위기다. 초창기에 비해 기념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없어졌기 때문이다.

21일 인천·경기보훈지청 등에 따르면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나라를 지키다 숨진 호국영령을 추모하고자 2016년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로 지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제정 당시 전국에서 추모행사 물결이 대거 일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행사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인천보훈지청은 2017년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해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펼쳤다. 제2연평해전 영웅인 윤영하 소령의 모교인 송도고등학교와 인천터미널역, 월미공원 등에서 순회 사진전을 진행하고 나라사랑 골든벨 퀴즈대회 등을 열었다.

반면 올해는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 오딧세이 광장에 서해수호 용사들의 추모공간을 조성하는 것 외에 공식적인 행사는 없다. 인천시가 매년 여는 기념식만 예정돼 있을 뿐이다.
경기도 양평군은 2016년부터 지역 공원에서 관계 단체 등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열고 호국영령을 추모했으나, 4회째를 맞은 올해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추모식을 여는 시·군은 평택과 오산이 유일하다.

경기도 내 학교 현장 추모 분위기도 시들해졌다. 2016년부터 기념행사를 이어온 수원정보과학고는 올해 추모식을 열지 않는다. 여러 행사들을 준비할 시기여서 일정상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수원정보과학고는 천안함 전사자 고 정범구 병장 모교다. 고 박보람 중사(천안함 전사자) 모교인 평택기계공고와 김태석 원사 모교 성남서고도 추모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등 지역 정치권 인사 대부분이 오는 4월 앞둔 재보궐 선거지원으로 22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선 지자체도 3·1운동 100주년에 시선이 집중돼 큰 관심을 갖지 못하는 모양새다.

경기동부보훈지청 관계자는 "서해수호의 날이 제정된지 얼마되지 않아 시민 관심이 낮은 편"이라며 "보훈단체들이 서운하지 않게 '서해수호의 날 행사 개최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지자체와 학교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천·경기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