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웃는 날 많아지는 게 바람이죠"
▲ 지난 20일 인천 남동구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인경 인천 소상공인 디딤돌센터장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웃을 수 있는 희망찬 미래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력하는 디딤돌센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은행원 사회 첫 발·신보서 19년 근무
초대 디딤돌센터장 … 지난달 문 열어

설립 목적 '소상공인 든든한 버팀목'
소상공인 3단계 주기 나눠 지원사업
창업 컨설팅 - 경영관리 - 재기 도움

가려운 곳 긁어드리기 위해 준비
창업하는 누구라도 도움 받기를





80.1%, 10곳 중 8곳.'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인천지역 18만6000개 사업체 중 소상공인 사업체(14만9000개)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소상공인의 82.6%는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비교적 많은 이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부족한 창업 정보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영애로가 심화되고 있다. 절반 이상이 6개월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창업을 준비했으며 10명 중 4명이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지 못한 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40.4%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영업자 평균 부채가 1억3300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특히 인천은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창업이 활발한 편이지만, 다산다사(多産多死)형 구조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면서 실제 살아남는 사업체는 전국평균보다 낮은 상태다. 지난달 27일 인천신용보증재단은 인천 서민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보다 질 높은 경영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인천 소상공인 디딤돌센터'를 열었다. 센터를 이끌어가는 한인경 센터장을 만나 소상공인 정책과 센터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은행직원에서 센터장까지

한 센터장은 은행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2000년 경력을 살려 인천신용보증재단에 입사하면서 벌써 19년째 재단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디딤돌센터의 전신이라 볼 수 있는 창업금융지원센터장을 맡으면서 지역 소상공인들과 마주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동안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형식적, 통계적으로 파악했다면 이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직접 소통하며 체감하려고 노력한다.

한 센터장은 "창업금융지원센터에 이어 디딤돌센터까지 센터장으로 일하다 보니 문서로는 알 수 없었던 부분들을 알게 되더라. '그동안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구나' 싶어 더욱 세심하게 살피려 한다"며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게 센터 설립의 취지다. 인천 소상공인센터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현장 중심의 업무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사업

소상공인 디딤돌센터는 각 기관별로 분산돼 실행중인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모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신용보증재단을 포함한 다양한 민·관 지원기관, 관련단체들이 종합지원 플랫폼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계, 소상공인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신속하게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창업기, 성장·성숙기, 쇠퇴기 등 소상공인들의 생애주기를 3단계로 나눠 지원책을 편다.

"1단계 창업기에는 예비 창업자 지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해요. 창업교육과 컨설팅 등을 연계해 창업자금을 보증하고 지원하죠. 2단계 성장·성숙기에는 현재 창업해 사업체를 운영 중이신 소상공인이 대상이에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을 위해 경영관리 교육을 진행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상공인 브랜드화를 진행해요. 아무래도 도서지역이나 1인 기업은 거리와 여건상 교육을 받고 싶으셔도 찾아오시기가 어렵잖아요. 직접 소상공인분들을 위해 찾아가 교육을 진행하는 방법도 추진하려 합니다."


3단계 사업은 소상공인의 재기를 위한 정책으로 채워져 있다. 사업 재도전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시설 복구 비용 등을 지원한다.등"3단계는 한계에 부딪힌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이에요. 폐업 시 시설 원상복구 비용을 지원하고 한 차례 사업에 실패하셨지만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재도전을 보증하는 등 별도의 재창업 자금을 지원해요. 창업부터 성장, 재기까지 인천 소상공인이 생애주기별로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곳이 디딤돌센터입니다."



▲소상공인 모두가 웃는 인천을 위해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인천신용보증재단은 현재까지 누적공급 7조6000억원(35만2000건), 보증잔액 1조5000억원(5만7000건)을 돌파했다. 지역 사업체 3곳 중 1곳 이상은 재단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한인경 센터장은 디딤돌센터를 통해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사업체 운영에 필요한 도움을 받아 그들이 단 하루라도 웃음 짓는 날이 많아졌으면 한다.

"대부분이 생계 목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계세요. 그렇기 때문에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가장 먼저 피부로 체감하시고 그 피해와 고충이 더욱 클 수밖에 없죠. 지역 소상공인분들의 어려움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와요. '힘든 것 없이 모두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울상 지으시는 날보다 웃는 날이 더 많아지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생기죠."

한 센터장은 창업하는 누구라도 센터를 찾아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상공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센터,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상공인이 살고 싶은 도시, 우리 모두 함께 만드는 인천을 위해 디딤돌센터가 존재해요. 저를 포함해 직원들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소상공인분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드리기 위해 공부하며 발로 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분들도 주저 없이 우리 디딤돌센터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