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왼쪽)·임선희 교수
▲김나영(왼쪽)·임선희 교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등 5가지 중 3가지를 동시에 앓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선희 교수 연구팀은 전국 10개 대학병원 및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6세 이상 2만1106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 대사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에서 제균 치료 경험이 없는 1만5195명 중 43.2%(6569명)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1만5195명 중 23.7%(3598명)가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그룹에서 대사증후군 소견이 나타난 경우는 27.2%(6569명 중 1789명)로 감염되지 않은 그룹의 21.0%(8626명 중 1809명)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성별, 연령, 체질량지수, 거주지, 가계소득, 교육정도 등의 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65세 미만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1.2배 높일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반면, 65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둘 사이에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이외의 다른 요소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자체가 대사증후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같은 만성적인 감염 상태에서는 이 균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염증성 물질)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해 결국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대사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이제스티브 디지즈 사이언스'(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