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단톡방 주의보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이 편해도 항상 조심해야죠. 아무래도 기록이 남다보니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이번 사건들만 보더라도…."

20일 인천시의회 별관에서 만난 A 의원은 그동안 애용하던 메신저가 어느 순간 무섭게 느껴진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가끔 기억이 안 나는 내용을 찾기 위해 단톡방을 되돌아보기도 했지만 바꿔 말하면 모든 말이 다 기록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한 연예인이 단톡방에 불법 촬영 영상을 공유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인천의 한 시의원 역시 단톡방에 올린 글로 인사 청탁 논란에 휩싸였다.

단톡방에 큰 의미 없이 남긴 글이 어느새 혐의에 대한 증거로 돌변하면서 공직자인 인천시의회 의원들 사이에도 기록이 남는 메신저에 대한 주의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카카오톡은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국민 대부분이 사용한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수십명이 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단톡방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누구나 애용하고 있다.

문제는 단톡방이 편한 만큼 보안 및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때 정부가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들 사이에 논란이 생기기도 했으며 본인이 내용을 지운다고 해도 기록이 남는 탓에 재복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생긴 논란 역시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단톡방 내용이 공개되며 시작됐다.

한 시의원은 "이번 사건 이후 애초에 메신저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혹여 오해를 살만한 내용이 없는지 확인해봤다"며 "시의회에도 메신저 사용을 조심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