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구속
재판부 "증거인멸·도주 우려도"
▲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34)씨가 20일 오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붙잡힌 피의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20일 수원지법 안양지원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이혜민 영장전담 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인터넷으로 고용한 중국동포 공범 3명과 함께 안양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뒤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이후 이씨의 아버지 소유 벤츠 차량을 훔친 사실도 추가 확인했다.

김씨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오전 3시30분쯤 대리기사를 불러 이씨 아버지의 벤츠 차량을 운전해 자신의 차량을 따라오라고 해 평택의 창고 인근에 주차하도록 했다.

이후 벤츠 차량 트렁크에 들어있던 피해자들의 피가 묻은 이불 등을 불태운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검거되기 전까지 직접 이 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차는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가 있던 평택 창고에서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 아버지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으나 받지 못해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러나 이씨 부모 살인은 자신이 아닌 공범들이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앞서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안양동안서를 나오면서도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항변했다.

김씨가 고용한 공범들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후 11시51분쯤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달아난 공범들의 검거와 국내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