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대중음악자료원 유치·예체능학교 설립안 다뤄

토양오염 정화, 오수정화조 부지 매매 협약 등으로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반환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캠프마켓 활용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중음악 산실'이었다는 역사성을 살려 예술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평구는 민관 협치 기구인 '부평 비전2020위원회' 자치행정분과에서 최근 캠프마켓 부지에 예술대학을 설립하자는 정책 제안을 안건으로 다뤘다고 20일 밝혔다.

주민과 전문가, 구의원, 담당 공무원 등 112명으로 지난달 발족한 위원회는 캠프마켓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문화복지분과도 지난 8일 캠프마켓 부지에 한국대중음악자료원을 유치하는 안건을 정책 과제로 선정했다.

일제강점기 군수공장, 해방 이후 미군부대로 쓰였던 캠프마켓 부지는 2022년 반환될 예정이다. 총 면적은 44만㎡에 이른다. 토양오염이 확인된 1단계 반환 구역(22만8802㎡) 일부는 다음달 정화 용역이 입찰되고, 2단계 구역(21만2000㎡)도 오는 9월 제빵공장이 옮겨지면 반환 협상이 시작된다. 기지 밖 정화조 부지는 국방부와의 매매 협약을 앞두고 있다.

예술에 초점을 맞춘 활용안은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은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인천대 예체능대를 옮기고, 대중문화예술고를 설립하는 데 이만한 부지가 없다"며 이런 논의에 불을 지폈다.

구 관계자는 "캠퍼스 유치는 실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지만 주민이 이용하는 평생학습관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캠프마켓 활용 계획은 공원 조성이 큰 틀을 이룬다. 지난 2009년 여론조사를 거쳐 결정된 '부평미군부대 지구단위계획'은 공원 71%, 공공시설 29%로 채워져 있다. 다만 공공청사·문화시설·도서관 등으로 구상됐던 공공시설 부지는 일부 기관 이전 계획이 틀어지면서 변경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윤곽이 그려진 활용안은 차준택 부평구청장이 공약으로 제시한 '평화박물관' 조성 정도다. 한때 캠프마켓 부지 건립 제안이 나왔던 '제2인천의료원'은 시가 장기 과제로 미뤘다.

시 관계자는 "올해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하려고 했으나 반환 절차를 지켜보자는 의견으로 보류됐다"며 "시민참여위 논의를 바탕으로 활용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