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니나, 그녀 왼손은 대금 위 '춤추는 나비'
박니나, 그녀 왼손은 대금 위 '춤추는 나비'
  • 정재석
  • 승인 2019.0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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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택·신용춘 명인들 도움 받아
갑자기 닥친 반신불수 장애 딛고
한 손 운지법 익혀 대금 연주 재기
평창패럴림픽 폐회식서 울림 선물

 

▲ 지난해 11월 박니나의 외손대금 독주회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 (왼쪽부터) 최윤택 단장, 박니나, 신용춘 명인.

 

대금연주자 박니나, 국악 세계에 알린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평창 패럴림픽 폐회식 연주에서 그녀의 왼 손은 마치 대금 위에서 춤을 추는 나비와 같았다."


1년 전. 지난해 3월18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폐회식 하이라이트인 성화 소화에서 외손 대금 연주자인 박니나(34)의 무대는 단숨에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연주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가슴 속에 장애가 예술적 경지를 표현함에 있어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울림으로 전달했다.

비영리 장애인예술단체 2nd Edition(하남 소재) 대표인 그녀를 평창 패럴림픽 이후 1년 만에 연습실에서 만났다. 박니나는 오는 4월부터 시작하는 '신나는 예술여행' 전국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년도 문화예술진흥기금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된 '신나는 예술여행' 전국 공연은 '生의 한 가운데'라는 주제로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 즉 생의 전환점을 뜻하는 '生의 한가운데'에서 박니나는 장애인 및 소외계층에 장애인이 되어 연주자의 길을 접었다가 재기에 성공한 자신의 삶을 교감하고 용기를 주고자 기획됐다.

박니나는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25살에 취미로 대금을 접했다. 대금 매력에 푹 빠진 그녀는 백석예술대학교에 입학해 국악관현악단 악장을 맡을 정도로 열의가 대단했다.

그 때 스승인 최윤택 강동구립민속예술단 관현악단장을 만났다. 스승과의 만남은 그녀의 공연 주제인 '生의 한 가운데'처럼 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학교에서 최 단장의 스승인 '퉁소의 대가' 신용춘 명인에 눈에 띈다. 신 명인은 연습벌레였던 그녀를 1년여를 지켜봤다. 평탄할 것만 같았던 그녀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추계예술대학교 편입에 합격한 직후인 2012년 2월. 새벽잠에서 깬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언니가 8시간 만에 그녀를 발견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후였다. 병명은 뇌병변. 반신불수가 됐다.

한 참이 지나 신용춘 명인이 최 단장을 통해 박니나의 투병소식을 듣게 됐다. 신 명인은 그녀를 보고 최 단장과 함께 한 참을 펑펑 울었다. 신 명인이 그녀에게 물었다. "대금을 포기했느냐? 완치되면 다시 도전해 대금연주자가 되고 싶으냐? 내가 한 손으로 연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면 도전해 보겠느냐?"고 했다. 박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2년 넘도록 재활에 몰두했다.

신 명인은 그녀의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을 가져가 2개월여에 걸쳐 정악대금을 개조했다. 이어 최 단장에게 "자네가 먼저 한 손으로 연습해 모든 운지가 원활해지기 전에는 대금을 건네지 말라"고 당부했다.

제자에게 한 손으로 연습하라고 강요만 하지 말고 선생이 먼저 연습하고 익혀서 반드시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자에게 보여주라는 말씀이었다.

최 단장은 밤낮으로 연구한 결과 새로운 운지법을 찾았다. 3개월여 연습을 통해 가능성을 봤다. 최 단장은 운지법을 모두 사진으로 남겨 그녀에게 대금과 함께 건넸다.

박니나는 2015년 3월 재기를 위한 외손대금 연습에 몰입했고, 1년6개월만인 2016년 9월 초연, 2017년 7월 외손대금 발표회 '생의 한가운데-외손대금 독주회'를 장애인문화예술센터에서 가졌다.

그해 8월 한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special K' 국악부문에서 금상을 거머쥐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11월에는 신용춘 명인이 보는 앞에서 외손대금 독주를 훌륭하게 선보였다. 특히 꿈의 무대인 2018 평창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성화소화' 대금연주로 세계인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 박니나는 오는 8월 영국 한인회 초청 공연을 계기로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장애인이라는 편견 없는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고 말했다.

최윤택 단장은 "영국 장애인문화예술원에 박니나의 공연을 제안해 둔 상태다. 니나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남=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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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민 2019-03-21 17:43:20
기사 내용 정말 좋아요!! 유익한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