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부회장)·김현석(사장)·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총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의 '제50기' 회의인 데다 지난해 50대 1 액면분할 이후 첫 번째 회의여서 관심이 쏠렸다.

김기남 대표이사는 의안 상정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별로는 CE와 IM 부문의 경우 혁신 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부품(DS) 부분에서는 개발·제조 역량을 강화해 초격차를 확보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를 각각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G는 신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며 "동시에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주가치 제고 정책과 관련,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다"면서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6천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주환원 정책이 적용되는 3년간의 잉여현금흐름(FCF) 규모를 점검하고 3개년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오는 7월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 부문 등 사업별 경영현황과 올해 사업전략 발표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지난해보다 소액주주 참석자가 2배 이상에 달해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건의 안건은 모두 표결 대신 주주들의 박수로 사실상 '만장일치 승인'됐다.

다만 일부 주주가 장시간 대기한 데 대해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면서 주총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주총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장소가 협소해 입장이 지연되는 등 주주님들께 큰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내년에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으로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역시 임기가 끝나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이밖에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도 일부 소액주주의 이의 제기가 있었으나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됐다.

한편 지난해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올들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