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노후돼 고장 반복
연계 사업은 흐지부지
"체험학습에 활용" 목소리
▲ 인천 동구 송림지하보도에 위치한 동이네 다랑채 식물공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9일 오후 한 시민이 동구 송림지하보도 식물공장 앞을 지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동구가 송림지하보도 식물 재배 시설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연계 사업은 흐지부지된 채 노후한 시설을 수리하는 데 급급하고 추가 투자에도 난색을 보인다. 식물공장을 체험 학습에 활용하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오후 2시쯤 송림지하보도. 푸른빛을 띠는 인공조명을 비춘 지하보도 벽면에선 상추·청경채 등 잎채소가 자라고 있었다. 지난 2012년 준공 당시 미래 지향적 재배 방식으로 주목받았던 식물공장 '동이네 다랑채'다. 128㎡ 규모의 시설에선 물과 태양광 전구, 영양액 등으로 잎채소가 재배된다. 한 달에 2번, 평균 60㎏의 채소를 수확해 인근 복지 시설에 무상 제공한다고 동구는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시농업 활성화 차원에서 식물재배전시관으로 조성한 동이네 다랑채에는 2억3000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7년이 지나는 동안 시설 투자가 되지 않으면서 고장이 반복되고 있다.

시공·수리를 맡은 업체 관계자는 "시설이 노후한 상태"라며 "영양액을 주입하는 배관은 3~4년마다 바꿔줘야 되는데 동구는 아직까지 교체한 적이 없고, 고장 나면 수리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공장과 연계한 사업도 진척이 없다. 교육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줄어들면서 수년 전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 2016년 구는 작물 다변화 등을 검토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됐다. 연간 4000여만원 예산으로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만 지출하는 형편이다.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식물공장은 체험 프로그램으로 주로 활용된다. 서울교통공사는 5개 지하철역 유휴 공간에 조성 중인 식물공장에서 오는 5월부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식물에 대한 이론 교육부터 직접 채소를 수확해 음식을 만드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동이네 다랑채의 경우 재배 면적이 넓지 않기 때문에 홍보용으로 쓰이는 것이 적절하다"며 "미세먼지 탓에 야외 활동을 못하는 학생들이 체험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그동안 시설을 유지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 측면이 있다. 식물공장 활성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