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가 범행 이후 피살된 모친 휴대전화를 이용해 모친 행세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이씨의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5일 이후 한동안 숨진 이씨의 어머니 행세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이씨 어머니의 휴대전화으로 이씨 동생 등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자신이 어머니인 것처럼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동생은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의구심이 들어 직접 부모의 집을 찾았지만, 집 비밀번호가 바꿔 들어가지 못했다.
 
이씨 동생은 어머니에게 카카오톡으로 바뀐 비밀번호를 물었고, 김씨는 자신이 어머니인 것처럼 바뀐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나 알려준 비밀번호로도 문이 열리지 않아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이씨 동생은 전화는 물론 카카오톡 연락도 끊기자 경찰에 사건 발생 3주 후인 16일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 수사가 이씨 동생의 실종신고에서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이러한 행각은 경찰의 수사를 늦추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김씨가 가져간 5억원 중 1800여만원을 회수하고 나머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대금인 것은 맞지만 어떤 차종인지, 판매가가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김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0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