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다음달 문을 연다. 하지만 손님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서쪽 끝자락 바닷가 매립지에 자리잡은 크루즈터미널은 축구장 8배 면적인 5만6005㎡의 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7364㎡ 규모의 터미널과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000t급의 초대형·초호화 크루즈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크루즈선 전용터미널로 지어졌다. 사업비만도 202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단순히 크루즈선이 기항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마련됐다는 차원을 넘어 국내 관광산업 발전과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루즈관광은 해운과 육상 관광, 쇼핑이 연계된 복합 관광산업으로 미래 관광산업의 블루칩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주요 항만들은 크루즈선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항의 크루즈 관광객은 한때 20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으로 지난해에는 2만3000여명으로 뚝 떨어졌다. 또 2014년 92척에 달하던 인천항 입항 크루즈선도 지난해에는 10척에 불과했다. 인천은 이번 크루즈터미널 개장을 침체한 인천 크루즈 관광산업을 살리고 인천항을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의 크루즈 모항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개장까지 한달 남짓 남은 지금 인천 크루즈터미널은 바닷가 한쪽에 덩그러니 들어선 터미널 말고는 제대로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인천 도심에서 터미널까지 대중교통망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철은 물론 시내버스 노선조차 없다. 크루즈선을 타고 온 수백~수천명의 관광객이 인천 도심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세버스를 동원해야 할 판이다.
개장까지 한달여 뿐이 남지 않았지만 터미널 주변은 아직도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왔던 손님도 너무 불편하다며 돌아간다고 할까봐 걱정이다. 손님 맞을 준비도 안된 크루즈터미널 개장으로 인천항이 국내 제1의 크루즈항으로 갈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릴까 걱정이 앞선다. 인천시와 관련기관들은 빨리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