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 비행기에서 본 신도·시도·모도.


활주로를 박차고 오른 비행기는 곧바로 하늘로 오른다. 이내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와 시도, 모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강화도도 보인다. 아름다운 인천의 섬을 비행기 창밖으로 보는 건 즐겁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개운치 않은 미묘한 감정이 인다. 분단의 역사는 작은 땅 한반도를 반으로 갈라놓았다. 섬 아닌 섬에서 뻗어 나갈 곳 없이 고립된 국민들은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고립된 섬에서 탈출하듯 말이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강한 욕구가 온 국민에게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천국제공항은 2018년 전 세계 공항 가운데 다섯 번째로 이용객이 많았던 공항이다. 개항한 지 20년이 채 안된 인천공항이 '글로벌 톱5 공항' 반열에 오른 것은 참으로 자랑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길만이 나라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공항의 기록 갱신은 어쩌면 당연하다.
인천시가 왕복 2차로로 계획돼 있는 서해남북평화도로(영종~강화, 14.6㎞)를 4차로로 확장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내년 8월 완료 예정인 '국가도로망 종합계획(2021~2030년)'에 영종~강화도 도로가 4차선 국도로 반영돼 개통하게 되면 이 길은 다시 강화를 넘어 북한의 해주를 거쳐 대륙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때 우리는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저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비싼 하늘 길과 긴 바닷길 말고 세상을 향해 누구나 자유롭게 왕래하고 소통하는 평화의 육로가 절실한 때다. 그런 의미에서 '서해남북평화도로'는 그냥 도로가 아니다. 남북을 잇고, 인천과 대륙을 잇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염원의 길이다. 그 길은 분명 우리 민족의 봄을 여는 길이 될 것이다. 그 길 한번 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