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김구 선생 '행불' 사건    
[썰물밀물] 김구 선생 '행불' 사건    
  • 김형수
  • 승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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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논설실장

김구 선생이 사라졌다. 인천관광공사가 제작한 김구 관련 인천 역사기행 유튜브 동영상이 게시 며칠 후 '볼 수 없다'는 안내 글로 바뀌었다. 인천관광공사 페이스북 '여행은 인천이지'에 올라온 '서경덕 교수, 나영석 PD가 떴다!' 유튜브 영상물은 유명 인사들이 제작했다는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두루두루 인천여행 : 김구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인천 독립운동' 주제의 인천 역사기행이라서 3·1 만세운동 100주년의 뜻을 되새기게 했다. 한때 뉴욕타임스 '독도 광고'로 논란이 거셌던 서 교수가 영상제작에 참여하고 '꽃보다 할배' 간판 스타 나 PD의 차분한 내레이션이 한 세기 전 그날의 의미를 가슴에 담게 했다. 이 영상물은 지난 13일 게시한 이후 18일 오전까지 3200여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1898년 어느 날 밤, 인천 감리서의 담장을 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로 시작하여 '청년 김창수, 인천서 김구가 되다'라는 자막도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했다. 18일 오후부터 이 영상 콘텐츠는 내려진 상태다. 김구 선생 행방불명 사건이 되고 말았다. 19세기 말 김구가 인천 감리서를 탈옥할 당시 그의 행적을 좇아보고 한성임시정부를 결의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 인천 3·1운동의 발상지 창영초등학교 교정까지 카메라 앵글은 숙연했다. 그러나 영상의 역사기록 사진자료와 자막에 몇 가지 오류가 발견된다. ▶'1919년 4월2일, 인천 만국공원'으로 제시된 사진자료는 마치 이날 찍은 사진으로 오인된다. 또 이 사진은 역사학자들의 검증 결과, 인천 응봉산 만국공원이 아닌 서울 남산공원 음악당으로 밝혀졌다. 또 창영초등학교에 세워진 3·1독립운동 인천지역 발상지 기념비에는 그 날짜를 1919년 3월6일로 새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919년 3월8일, 인천보통공립학교'(창영초교 전신)라는 자막을 넣었다. 단순한 실수일까. 제작과정에서 역사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 영상이 영어 버전으로도 제작됐다고 하니 국내외로 미칠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하겠다. ▶화려한 제작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빗나갔다. 인천 만국공원은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13도 대표자 회의'가 싹튼 곳이다. 최근 인천역사문센터가 발행한 '2019 인천역사달력'의 수많은 오류 실태를 역사학계와 역사전문가들이 지적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질 겸허한 자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국 시와 역사문화센터의 임기응변, 책임회피는 전량 회수, 폐기로 막을 내린 모양새다. 이번 김구의 행적 기록을 포함해 두 번의 인천 역사 오류가 표면화됐다. 인천 역사 분야에 허접한 비주류가 판을 벌이고, 역사의 준엄을 권력의 아집으로 가로막는 사이비들이 사라져야 한다. '행불'된 김구 선생을 올바로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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