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보존방향으로 사업 심의
22일 학술 토론
철거로 가닥이 잡힌 인천 부평 '미쓰비시(三菱·삼릉)' 줄사택이 재조명되고 있다. 주민 반발로 마을박물관 건립 계획을 접은 부평구는 철거를 앞둔 사택 자재를 보존하고, 학술 토론회로 역사적 가치를 판단하기로 했다.

부평구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 신규 사업으로 '미쓰비시 줄사택 재조명' 예산 3억원을 반영했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전시 공간을 확보하고, 건물 자재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재조명 사업을 추렸다. 줄사택 모형·사진이 전시되는 공간은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새뜰마을' 사업으로 10월 준공 예정인 주민공동이용시설 일부에 꾸며진다. 오는 6월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 착공으로 철거를 앞둔 줄사택 13채의 지붕이나 벽면 등 건축물 일부도 보존 처리된다.

이런 내용이 담긴 추경안은 이달 21일부터 열리는 부평구의회 임시회에서 심의된다.
일제강점기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국내 유일한 흔적으로 꼽히는 줄사택은 새뜰마을 사업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87채였던 줄사택은 공동이용시설 공사로 21채가 허물어져 66채만 남았다. 올해 행정복지센터가 착공되면 50여채로 줄어든다.

앞서 사택 일부를 보존해 '미쓰비시 줄사택 생활사 마을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려던 구상은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구는 지난해 매입 절차를 거쳐 박물관을 건립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어 줄사택 자리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예산안을 편성하며 '엇박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주차장 예산은 지난해 말 부평구의회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개발과 보존을 놓고 줄사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구가 이번 재조명 사업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구는 22일 부평역사박물관과 '미쓰비시 사택의 가치와 미래, 그리고 부평'을 주제로 학술 토론회도 연다.

부평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대표적 군수기업인 미쓰비시가 운영한 사택 가치를 다각도로 재조명하고, 향후 활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