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요트시설 등 지연
흙더미 속 건물 '덩그러니'
대중교통망 구축도 안 돼
▲ 다음달 개장 예정인 인천크루즈터미널이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사진은 18일 공사중인 인천크루즈터미널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18일 오전, 인천 송도 6·8공구 북측 아암물류단지를 지나 서쪽으로 달리니 인천항만공사(IPA)가 건설한 크루즈터미널(위치도)이 눈에 들어왔다. 오는 4월26일 개장을 앞둔 크루즈터미널은 22만5000t급 대형크루즈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연면적 7364㎡·지상 2층 규모의 터미널, 주차장으로 이뤄져 있다. 새 건물은 당장이라도 관광객들을 맞이할 듯 매끈한 자태를 자랑했다.

하지만 터미널을 등지고 바다 쪽을 바라본 풍경은 사뭇 달랐다. 텅 빈 흙바닥만 눈에 들었기 때문이다. 드문드문 쌓여있는 흙무더기, 둥글게 뭉쳐놓은 공사용 덮개, 땅 위로 비쭉 솟은 관로 따위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임을 짐작게 했다.

IPA는 이 지역에 '골든하버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리조트와 요트 마리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투자유치가 불발되면서 현재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어, 실제 개발에 들어가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걸로 예상된다. 크루즈 여객이 관광버스를 타고 인천을 지나쳐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관련기사 3면

크루즈터미널에서 나와 한창 공사 중인 신국제여객터미널을 지나면 국제항만대로에 들어설 수 있다. 길 양 옆과 한가운데에는 대형 화물차와 컨테이너 샤시(컨테이너 운반용 무동력 견인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앞으로 크루즈에서 내린 외국 손님들이 바라볼 풍경이다.

개장 38일을 앞둔 크루즈터미널은 아직 미완성이다. 건물만 있을 뿐, 관광객이 머물 수 있을 만큼 주변 여건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즈터미널도 개장 후에는 건물 관리인만 상주하는 형태로 임시 운영될 예정이다.

교통망도 심각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지금으로선 대중교통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올해 하반기 버스노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객 수송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지하철은 아직 계획도 없는 상태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터미널 주변 환경 정비가 필요하며 대중교통망도 시급하게 갖춰야 한다. 크루즈를 연안 여객선과 인천국제공항에 연결하는 교통망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크루즈 수요 확대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크루즈에서 인천 홍보 영상을 틀어주는 등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영·김예린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