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센터 통해 시신 옮기고 5억 갖고 도주
▲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34)씨가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경찰이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34)씨를 검거하고, 달아난 공범 3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붙잡힌 김씨와 공범 3명은 이씨의 부모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각각 유기하고 이 중 부친의 시신은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으로 옮겼으며, 집 안에 있던 5억원도 갖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공범 3명과 지난달 25~26일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이씨의 부모 자택에서 이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씨의 부친(62)은 냉장고에, 모친(58)은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이후 25일 오후 10시21분쯤 공범 3명이 범행 장소를 떠났고, 김씨는 26일 오전 10시10분쯤 홀로 빠져나왔다.

김씨는 이씨 부친을 유기한 냉장고를 열지 못하도록 포장해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의 창고로 옮기는 일을 맡아 뒤늦게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3주가 지난 16일 "부모님과 전화가 안 된다"는 이씨 친동생의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과 공조해 이씨 부모가 사는 안양 자택의 문을 강제 개방하고 들어가 장롱 속 모친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추적을 통해 용의차량을 확인해 17일 오후 김씨를 붙잡았으며, 그의 진술을 토대로 같은날 평택 창고 냉장고 속 이씨의 부친 시신을 찾았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 아버지가 투자를 위해 (자신의)돈 2000만원을 빌렸는데, 갚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친동생 차를 판매한 대금 5억원을 범행 장소에서 가지고 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돈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한편, 이희진씨는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이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