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길 외에는 왕래 제약
통학·출근·긴급상황 어려움"
주민 대책위 구성 집단행동
화성시 1300억 예산에 난색
▲ 제부도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 회원들이 화성시가 주최한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섬과 육지를 상시 이동할수 있는 도로를 신설, 주민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화성 제부도 주민들이 바닷물이 갈라져 육지로 연결되는 시간외에는 통행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상시 이동할수 있는 도로신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화성시등에 따르면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에서 육지로 향하는 도로는 길이 2.12㎞로 하루 두 번 길이 열렸다가 닫히는 일명 '모세의 길'이라는 명칭으로 화성지역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부도에 거주하는 주민 1000여명(주민등록상)은 바닷물이 갈라지는 시간을 제외하고 아이들 통학 및 출근시간을 맞출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주민 이모(37)씨는 "섬에서 육지까지 3㎞도 안되지만 물때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오도 가도 못해 육지에서 방을 얻어 살고 있다"며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연륙교 등 상시통행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섬 지역 젊은 부부들은 하나둘 제부도를 떠나 섬지역 초등학교는 폐교상태다.

서신면으로 자녀를 통학시키는 김모(45)씨는 "아이가 전곡항에서 마지막 배를 놓치면 같은 마을 친구들끼리 찜질방에서 자는 상황까지 벌어진다"며 연륙교 등 섬과 육지간 도로신설을 요구했다. 응급환자나 화재 등 긴급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0월 8일 오전 5시 30분쯤 심정지가 발생한 주민 이모씨(73)는 당시 물이 빠지는 시간이 아니어서 병원으로 후송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앞서 2017년 11월 16일 오후 2시쯤에는 마을 주택에 불이났으나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2가구가 전소됐다.

주민들은 지난 1월 '바닷길통행개선추진대책위원회(대책위)'를 설립하고 상시통행로 건설을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15일 서신면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상시통행로 건설을 위한 주민설명회 참석해 주민들의 편히 이동할수 있도록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항의문을 전달하고 현수막과 내걸었다.

화성시는 약 1300억원 소요되는 연륙교를 건설은 예산문제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바닷길을 1m 이상 높여 도로를 만드는 공사는 물이 잠기는 시간을 하루 2시간 내외로 단축할수 있지만 육지화로 인해 관광 메리트가 사라질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책위 최광수 위원장은 "최근 제부도 지역은 어족자원 고갈로 관광객들로 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바닷길을 1~2.5m 가량 높여 도로를 만드는 공사를 조속히 착공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글·사진 화성=김태호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