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외곽순환·배곧대교 건설 예정
교통난해소 vs 생태계보전 '팽팽'


인천 송도갯벌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송도갯벌을 관통해 건설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물류 수요를 뒷받침해줄 교통망이 확충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통해 교통난 해소와 생태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인천시와 경기 시흥시에 따르면 송도갯벌을 지나치거나 관통할 가능성이 높은 도로는 현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14.3㎞)과 배곧대교(1.89㎞)다.

문제는 송도국제도시 6·8공구 전면과 11공구 측면에 위치한 갯벌 총 6.11㎢가 2009년 12월 습지보호지역에 이어 2014년 7월 람사르습지로 등재됐다는 점이다. <위치도 참조>

환경단체는 이들 도로 건설 사업이 갯벌에 악영향을 미쳐 생태계 기능을 파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송도갯벌은 희귀·멸종위기 야생 조류가 서식하는 곳인 점을 고려했을 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중론이다. ▶관련기사 19면

반면 인천의 물류 인프라 확충 등을 고려했을 때 도로 건설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도시 간 접근성이 향상돼 물류비용 절감과 출·퇴근 시간 단축 등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내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 속에 환경 피해 최소화 등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배곧대교 건설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밀릴 수밖에 없다. 인천신항이 국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인천~안산 구간이 반드시 개통돼야 하기 때문이다.

항만업계에선 인천~안산 구간이 경기도 파주와 김포, 안산까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만큼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상황이다.

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인천신항이 건설되면서 주변 일대가 화물차로 인한 교통 체증을 앓고 있다"며 "인천~안산 구간은 조속히 건설돼야 하며, 배곧대교 교통 수요를 고려해 2개층 건설 방식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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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빨리 가자고 생태계 파괴가 웬말 그간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전이란 두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송도갯벌을 관통하는 배곧대교 건설 사업은 당장 생태계를 어떻게 보전하면서 개발을 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람사르습지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관련 협약과 법에 따라 개발 행위 등이 제한된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의 경우 도로 등 인공 구조물을 건설하려면 람사르협약사무국으로부터 의견을 받아야 한다. 람사르협약 조문에는 '인공 구조물 등 외부적 간섭으로 생태계 변화가 있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