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1888년 논의" 발표에 김성수씨 '1884년 견적서' 공개

인천~서울 간 철도 부설 논의가 기존 기록보다 4년 앞서 언급된 사료가 발굴됐다. 더구나 이 자료는 최근 발표된 조선-미국 간 철도 협상 시기 이전 내용인 만큼 구한말 철도 부설 역사에서 개항 인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김성수 인천본부세관 화물검사과장은 17일 1883년 개항직후 인천해관에서 경인트램을 구상한 사료를 공개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1884년쯤 초대총세무서장(현 관세청장) 파울 게오르크 폰 묄렌도르프는 당시 인천해관 세무사(인천세관장) 스트리플링(A.B Stripling)과 해관의 기기사(器機師, 엔지니어) 베코프스키에게 제물포와 서울을 잇는 트램(Tramway)을 구상케 한 후 견적서를 작성해 보고토록 했다. ▶관련기고 16면

1884년 11월22일(음력 10월5일) 인천해관에서는 필요 예산 추정안이 담긴 제물포-서울 노면전차 부설안을 작성해 묄렌도르프에게 전달했다.

이 문건에서는 베코프스키가 견적서의 '수정본'이라고 밝혀 앞서 묄렌도프르에게 전달한 자료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구한말 근대건축물과 관련이 깊은 러시아인 사바친(당시 해관 외근직 화물검사 담당)이 작성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인트램 견적서(Approximative Speculation of Proposed Tramway)'에는 "본인은 제물포-서울간 추정 거리 25마일 또는 13만2000피트(약 40㎞)로 수용하고 목재 레일의 수량을 각 레일을 표준측량단위로 14피트(약 4.3㎞)짜리로 9429세트, 레일간 거리는 5피트(약 1.5m)로 했다. 레일의 두께는 5인치(약 13㎝)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서 외에 제물포-서울 트램 구상 문건과 설계도 등이 발굴되지 않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독립지사 이상재(1850~1927) 선생이 1888년 주미국 조선국공사관 관원으로 일할 때 작성한 외교문헌을 통해 조선과 미국간 철도 부설 논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0년 이상 앞당겨진 1888년쯤이라고 발표했다.

김 과장은 "당시 조선정부와 인천감리서간 제물포-서울간 트램 관련 논의는 물론 묀렌도르프 일기에서도 관련 내용이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인천해관에서 제물포-서울간 트램 논의를 보면 인천해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 수 있는 만큼 관련 역사 고증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관련기사
[특집 기고] 1884년 인천해관서 구상한 경인트램, 견적서까지 구체적 얼마 전 한반도 철도건설에 대한 중요한 자료가 발굴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내용인즉슨 미국워싱턴주재 조선공사관에서 1888년 미국인 사업가와 경인선 철도부설에 대해 논의가 있었고 그 계약초안까지 작성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실제 본 계약까지 이르지 못하고 없던 일이 되었지만 불과 미국과 수호조약에 서명한지 6년 만에 이런 대규모의 사업을 논의하였다는 것은 충분히 놀랄만하거니와 우리나라 철도도입의 역사를 10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료 발굴로 평가받고 있다.그런데, 공공 교통수단 도입 검토의 역사는 이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