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경영 위해 상임감사제 도입"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서인천농협은 무려 6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이며 인천지역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전직 정치인까지 대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과연 조합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런 상황에서 6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은 이는 바로 이제현(61) 조합장이다.

전임 조합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돼 빈 자리를 직무대행을 맡으며 위기를 맞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구지역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는 이 조합장은 처음 도전한 선거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됐다는 기쁨보다 알찬 서인천농협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취임 직후 곧바로 투명한 경영방침을 내놨다.

"선거기간 내내 조합 주인인 조합원들을 위해 정도 경영 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안정적인 농협을 위해서 조합장 경영을 상시적으로 감독하고 견제할 수 있는 상임감사제를 만들 생각입니다. 농협의 조합장은 그 직에 대한 경영 권한에 비해 내부적인 감독과 견제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부정부패 원인이 될 수 있죠. 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니라 조합원과 고객을 위한 상생 경영에 주력할 겁니다."

이 조합장은 깨끗하고 경쟁력 있는 농협 만들기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이를 위해 농협 재무구조 및 사업현황, 사업구조, 고정투자 등 경영전반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픈사람도 의사에게 처방을 받듯 농협도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재도약하자는 의지다.

"단순하고 형식적인 컨설팅은 철저하게 거부할 겁니다. 서인천농협 사업이 백년대계를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고칠 것은 과감하게 고치고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그는 당선 이후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저는 27%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이 득표율은 많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교훈삼아 조합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조합원들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이 조합장은 소통도 강조했다.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전담반을 만들어 빠르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농협 사업 현황에만 치우친 운영 공개가 아니라 사업 진도와 분석, 진행상황에 대해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글·사진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