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좁아 '담장 물리기' 검토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초등학교 주변에 보도를 설치하는 등 올해 교육당국이 통학로 정비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인천지역 초교 9곳은 도로 폭이 좁아 당장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는 14일 보도가 없는 초등학교 1834곳 인근 도로 중 개선 여건이 되는 848곳에 통학로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교육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모든 방법을 마련해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에 확인한 결과 보도가 없는 초등학교 1834곳에서 인천지역 초교는 모두 35곳이다. 이 중 26곳은 큰 무리 없이 보도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9곳은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교육부는 이처럼 개선 불가능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학교 담장·부지를 뒤로 물려 공간을 마련하는 등 학교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부지를 제공해 보행로를 마련한 학교들을 우수사례로 홍보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단순히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만 늘릴 게 아니라 이처럼 예산을 들여 환경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인천 내 어린이보호구역은 지난 2010년 462곳에서 지난해 729곳까지 증가한 반면, 폐쇄회로(CC)TV 설치율은 여전히 65.5% 수준에 그치는 등 시설물 투입이 열악한 실정이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골목에 자리한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어린이보호구역은 도로 폭이 10m도 안 되는 경우도 많아 노란색 페인트만 칠해 놓는 정도"라며 "관련 예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해소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