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5만 동문 잇는 역할 … 최선 다 하려 한다"


"인천, 제2의 고향이라 해도 무방 … 동산고 선배 공연보고 꿈 키웠다"
인천세계도시축전 명예홍보대사 활동에 적극적 … 사진전시 준비도



"인천에 와서 바다를 처음 봤어요. 한참 감정이 자라던 시기에 그곳에서 자랐으니 배우 박상원의 제2의 고향이라 불러도 무방하겠네요."

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배우 박상원(60)은 인천에 대해 이같이 회상한다. 12살에 대구에서 이사한 이후 서울예대로 진학하기 전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동네. 구불구불 언덕길을 처음 만났던 곳이자, 바로 집 앞에 바다가 있는 곳.

그래서일까.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고 사진전시회와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바쁜 와중에도 그는 올해부터 인천 동산중고등학교 총동문회 회장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동문 5만여명을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내년까지 80년 역사를 가진 동산중고등학교의 13대 총동문회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쉽지만은 않을 테지만 저에게도 학교에게도 의미가 있는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그간 참여가 적었던 이들을 끌어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결국 총동문회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앞서 서울예술대학교 총동문회장으로 6년간 활동하며 느낀 것이기도 하다.

박 씨의 동기동창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바쁜 회장을 위해 6~7명의 동기들이 주요 임원직 등 부회장단으로 참여해 활동하기로 한 것. 이들은 학교를 위한 일들을 따로 또 같이 하기로 했다.

"단순히 시간을 내서 행사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정말 제가 아니면 되지 않는 일에 더 집중해보려고 해요. 그게 모든 동문들에게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인천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다
사실 그는 현재 인천 지역과 접점이 많지 않은 상태다.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 모두 지역을 떠난 데다 자신은 기본적인 생활 반경을 벗어나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는 매년 '하나뿐인 내 편', '둥지탈출'과 같은 TV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지난 2월에는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배우로 시작했지만 사진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자신의 범위를 넓히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학창시절에 남들과 똑같이 미래를 고민하던 평범한 소년이었어요. 그러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우연히 동네에서 연극 약장수 포스터를 봤습니다. 같은 동산고 선배이자 이후 대학 선배가 된 개그맨 김창준씨의 공연이었어요. 저렇게 나도 내 얼굴을 내걸고 무대에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게 시작이었죠."

당시 1970년대 후반 인천에서도 문화예술의 싹이 조금씩 움트고 있었다. 이후 1980년대 연극 르네상스 시기에 앞서 지역 예술인들도 이곳에서 각자의 활동을 펼치고 있었던 것.

그러한 분위기를 몸으로 느낀 박 씨도 자연스레 예술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8년 서울예대 연극과에 합격하고 2년 뒤 TBC동양방송 특채에 합격하면서 배우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30여 년간 브라운관에서 열심히 달려왔던 그는 지난 2012년부터는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저에겐 사진 찍는 것도 연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감으로 어떤 색에 다른 색깔을 덧칠하면 중첩돼 새로운 색깔이 나오잖아요. 이처럼 제 모든 행위는 새로운 저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인 거죠."


▲'역동적이고 치열하게'
올해 예순이 된 그는 앞으로도 바삐 살 작정이다. 지난 2016년 부산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 '박상원이꿈꾸는사진이야기' 이후 세 번째 개인 사진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 그가 참여하는 새로운 연극 공연도 기획 단계를 밟고 있다. 또 11일까지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한국사진학회 정기 단체사진전 '커넥션(connection)'에 작품 3점을 전시하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삶을 역동적으로 보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죠. 그래서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하고자 합니다."

지금도 박 씨는 인천세계도시축전 명예홍보대사, 서울시 홍보대사 등을 비롯한 외부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월드비전 홍보대사, 다일공동체 홍보대사 등을 맡는 등 나눔활동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9년에는 첫 번째 사진전 '박상원의 모놀로그(monologue)'로 얻은 수익 전액을 월드비전, 한국근육병재단, 다일공동체 등 나눔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제가 워낙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좋은 일을 한 만큼 또 좋은 결과가 돌아오고, 그러면 또 기분이 좋잖아요. 그게 또 저한테 좋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선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