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간담회인데 … " 동료도 비판
자질논란 일자 "주민 입장서 말한 것"
평택시의회 한 의원이 최근 열린 시민과의 간담회에서 시 집행부 실·국장들에게 행정사무감사를 방불케 하는 질타 발언을 해 논란이다.

14일 평택시에 따르면 정장선 시장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상반기 읍·면·동 시민과의 간담회'를 지난 5일 통복동을 시작으로 오는 4월까지 15개 읍·면·동에서 진행된다.

정 시장 주재로 열리는 시민과의 간담회는 해당지역구 시의원들의 소개와 인사말, 정 시장의 비전설명과 시민들의 건의사항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포승읍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정 시장과 실·국장, 지역구 의원인 강정구·이종한 의원, 주민 120여명이 함께했다.

그러나 간담회장은 정 시장의 소개를 받은 강 의원이 인사말을 시작하면서 썰렁한 분위기로 변했다.

강 의원은 평택항 인근 미세먼지 등으로 서부지역 주민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며 "오늘 참석한 실·국장님들 제가 행정사무감사 때 평택항 인근 대기 질에 대해 지적하고 대책을 요구했는데 한번이라도 현장에 나와 본적이 있느냐"며 "오셨으니 만호지구 가서 공기도 마셔보라"고 질타했다.

질의·응답에서도 강 의원은 만호지구와 석정5리 비산먼지 등을 거론하며 "본청에서 신경 안 쓰는 실·국장님들 똑바로 들으십시요"라는 훈계성 발언을 했다.

이날 강 의원의 질타와 훈계성 발언에 대해 참석한 주민들은 물론 동료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주민은 "많은 주민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시의원이 시청 공무원들에게 호통 치고 훈계하는 발언을 해 당황했다"며 "때와 장소도 구별 못하는 모습을 보고 의원으로써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사무감사인 것 마냥 공무원들을 질책한 것은 잘못된 행동인 것 같다"며 "주민의 입장에서는 마치 간부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정구 의원은 "홍원리와 석정리 인근 주민들이 비산먼지와 소음에 시달리며 집단 민원이 끊이지 않아 주민을 대표하는 입장으로 발언 한 것"이라며 "그간 시에서 민원에 대해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