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민의 영화읽기] 영화는 '진실 찾기' 
[윤세민의 영화읽기] 영화는 '진실 찾기' 
  • 인천일보
  • 승인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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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 영화 '증인' 한장면.

 

진실은 거짓 없이 바르고 참됨을 이른다. 진실은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최고의 선이요 덕목이지만, 이상하게도 현실의 삶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오히려 진실에서 어느 정도 비켜서 있어야, 세상 살기가 편하고 이득도 많다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심지어 애써 진실을 외면하기조차 한다. 참 불편한 진실이고 거짓된 세상이다. 그래도 '착한 인간'이라면, 애써 이 불편한 진실을 바로 찾아내고, 거짓된 세상을 사람 살아볼 만한 참된 세상으로 바꾸는 데 일조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진실 찾기'는 우리 삶을 넘어 영화 스토리텔링의 주요 소재요 주제가 되고 있다. 오늘은 최근 '착한 영화'로 호평 받고 있는 <증인>(2019.2.13. 개봉, 이한 감독)의 '진실 찾기'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진실 찾기'에 나선 변호사와 증인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정의와 신념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고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 변호사 순호. 자신의 출세가 걸린 살인사건의 변호사가 된 순호가 사건의 결정적 열쇠를 쥔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찾아가며 '진실 찾기'가 시작된다.

애써 지우를 증인으로 세운 순호는 오히려 지우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정신병자로 몰아 1심 재판을 이긴다. 그러나 이내 그것이 교활한 거짓 진실임을 알아차리게 되고, "아저씨도 저를 이용할 겁니까?", "나는 정신병자입니까?"라는 지우의 물음은 순호를 깊은 죄책감에 빠져들게 한다.
그나마 '세상이 비정하고 모순투성이에 힘든 일도 많고,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실수로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순호 아버지의 편지는 잃어버린 본래의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다.
마침내 제대로의 진실 찾기에 나선 순호. "엄마, 난 아마 변호사는 될 수 없겠지? 자폐가 있으니까. 그런데 증인은 될 수 있지 않을까? 난 증인이 되고 싶어, 증인이 돼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라며 다시금 용기를 내서 증인으로 돌아온 지우와 함께 마침내 편견과 부정과 탐욕으로 가려졌던 진실을 찾아내게 된다.

'진실 찾기'의 초점은 '사건'이 아닌 '사람'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사건'이 아닌 '사람'이다. 사건의 격랑보다 사람의 내면에 집중한다. 이 영화가 응시하는 순호와 지우는 엔딩에 이르러 자신만의 진실 찾기에 나선다.
출세를 위해 달려갔던 순호는 이제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살피게 됐고, 자신의 세계에만 갇혀 있던 지우는 그제야 두터웠던 마음의 창문을 연다. 순호가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면, 지우는 세계를 배웠다.
결국 이 영화는 순호는 지우의 변호인이 되어주고, 지우는 순호의 증인이 되어주면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진실을 찾아내고 또 그 진실을 우리에게 선사해 준다.

이렇게 영화 <증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지우에게 접근했던 순호가 순수한 지우로 인해 오히려 위로받으며 소통해가는 과정은 보는 이의 가슴을 온기로 채운다.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소통이 서툴렀던 지우가 사건의 증인이 되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용기를 갖게 되는 모습은 큰 진폭의 울림을 전한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는 순호를 향한 지우의 질문처럼 영화 <증인>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되돌아보게 하며, 마음을 여는 것보다 닫는 것에 더 익숙해져 버린 우리에게 잃어버린 진실을 물어온다.

영화는 '진실 찾기'이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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