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등 반대 수년째 지지부진
▲ 경기불황 등으로 수원역에 위치한 성매매집결지를 찾는 손님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집창촌에서 임대 내놓은 업소 유리문에 손님을 기다리는 한 성매매 종사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1950년부터 성매매업 현장으로 존재한 '수원역성매매집결지'가 사라지고 있다. 경기불황 등으로 이곳을 찾는 손님 발길이 줄어들면서 업소도 자발적으로 문을 닫고 있어서다.

수년째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인 수원시는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위한 대책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13일 수원역성매매집결지 종사자와 인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성매매집결지 내 업소가 크게 줄었다. 현재 업소 70여곳이 영업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7년(130곳)과 비교하면 46.1%나 줄어든 상황이다.

불경기 등으로 종사 여성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폐업하는 가게가 크게 늘었다는 게 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수원역 집결지 내 성매매 종사자나 영업주가 아니면 새로운 업소를 차릴 수 없다는 영업방식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이 지역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려면 한터전국연합 수원지부 승인을 받아야한다.

현재 업소 5곳이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이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년째 지지부진한 수원역성매매집결지 도시정비사업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업은 그동안 집결지 폐쇄를 반대하는 종사자와 영업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왔다.

이에 시는 올해 1월 꾸린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이 이 지역에 상주하면서 주민과 주 1~2회 교류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역성매매집결지는 소방도로가 없는데다, 밀폐된 구조 탓에 사고 위험이 크다"며 "단기간에 집결지가 사라지지 않겠지만 도시환경정비의 필요성을 피력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단체는 집결지 이탈 성매매 여성의 음지화를 막기 위해 자활조례 등을 조속히 제정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여성회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만큼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며 "이곳을 떠난 여성들이 다른 지역이나, 더욱 음지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기에 시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역성매매집결지는 한국전쟁(1950년) 이후 수원역과 터미널 주변으로 성매매를 위해 하나 둘 생겨난 판잣집 군락에서 지금의 규모로 확대됐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