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 보장하는 새 정치 열어야

 

 

어느 순간 아침에 눈을 뜨면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 게 우리의 일이 됐습니다.

이렇듯 미세먼지가 심해 최근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는 예보가 늘고 있지만 정작 내부 역시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포스코가 시공한 연수구 송도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화장실과 주방 등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평구 삼산동에는 이미 15만4000볼트(V)의 특고압선이 매설된 곳에 추가로 34만5000V의 특고압선을 매설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며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동구 역시 송림동에 연료전지발전소를 만들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밀실 행정이라 지적하며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미세먼지와 라돈, 특고압선과 수소연료전지 등은 예전에는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법이나 정책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방안을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천시민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위해선 어떤 변화가 가장 먼저 필요할까요.

예전과 달리 시민들은 문제를 접했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직접 공부하고, 말하고 행동하면서 말입니다.

즉, 시민 직접 정치의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이것은 과거 촛불 혁명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촛불은 국민에게 '우리가 움직이면 나라가 바뀐다'를 체감하게 만든 사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청소년에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피하면 된다', '내가 말한다고 바뀌겠어'라던 생각이 어느덧 학교 내 성차별 해소와 스쿨 미투 등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정치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요즘 청소년들은 '민주주의'라고 답을 할 정도로 정치에 큰 관심이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변화된 시대에 맞춰 정치도 변해야 합니다.

시민의 알 권리뿐 아니라 시민 참여를 통한 정책 변화 역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봄이 시작된 3월에도 시민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111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 당시, 인천지역 여성들은 스쿨 미투를 응원하는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다음날인 9일엔 동구 주민들이 연료전지발전소 반대에 대한 2차 궐기대회를 추진했습니다.

인천의 환경단체 역시 '푸른 하늘 찾기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송도 주민들은 이정미 국회의원과 함께 송도국제도시 라돈 피해 현황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시민은 요구할 권리가 있고 정치인이 답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더는 '그들만의 리그'가 돼서는 안 됩니다. 내 삶을 바꾸는 정치, 이는 만들어 내는 힘은 바로 시민에게 있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라돈 토론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며 특히 유치원의 라돈 측정을 요구했습니다.

어린 학생일수록 면역력이 약해 라돈 피해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지요.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6년 개정된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라돈 측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병설유치원은 유치원의 측정값이 아닌 초등학교 측정값으로 대신하고 있어 정확한 측정이 어렵습니다.

사립유치원 역시 라돈 농도는 취합조차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지난해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한 라돈지도가 공개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학부모의 불안을 떨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각 학교마다 1층에 있는 모든 교실을 측정한 다음 가장 농도가 높은 공간을 선정해야 하지만 임의로 선정된 측정이기 때문입니다.

인천 역시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가 있습니다.

여기에 기준치 이하라고 안전을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경우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는 점, 초등학교는 어린 학생이기에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고려해 전문기관과 함께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저감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시의회는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과 함께 전문가 간담회 등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정치가 시민과 함께 'with you'가 된다면 살고 싶은 도시 인천, 삶의 힘이 자라는 인천교육이 비로소 만들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