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韓字 너 어디있었니?] 11. 사면
[한자 韓字 너 어디있었니?] 11. 사면
  • 여승철
  • 승인 201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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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른 죄, 다신 반복하지 말라

 

▲ 赦(용서할 사) 죄인을 벌거벗기고(赤적) 채찍으로 친 후 용서해 준다. /그림=소헌

 

추잡하게 돈과 관련된 뇌물 횡령 등 10여개 혐의가 있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피고인 이명박의 보석保釋이 허락되었다. 구속된 지 349일 만에 보증금 10억원의 1%인 1000만원을 내고 발급한 보증서가 효과를 발휘했다. 그의 변호사는 "말만 보석이지 가택연금 수준이니 일반인들은 힘든 선처라며 불만을 품지 말라"고 했고, 본인도 "차라리 구치소가 낫다"고 했다.

어떤 이가 설문조사를 했다. '이명박이 집에서 할 일은 무엇일까?' 대부분 '이명박을 석방하라는 국민청원에 글 남기기'와 '조용히 성경공부'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석사면(保釋赦免)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우고 형사피고인을 구속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保釋은 보수保囚라고도 한다. 囚(죄수 수/가둘 수)는 감옥에 죄수(人)를 가두는 것이니, 비록 자기 집이라 해도 철창 없는 감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赤 적 [붉다 / 멸하다 / 벌거벗다]

1. 부수 赤(붉을 적)은 불타는 붉은 빛깔이다. 불이 밝으면 행실이 나타난다.
2. 처음 글자는 大(대) 아래에 火(화)를 써서 멸망시키는 뜻을 담았다.
3. 벌거벗은 사람(大)이 불(火)을 쬐면 붉게 비치는데, 적나라赤裸裸하다는 것은 벌거벗고 있어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赦 사 [용서하다(사) / 채찍질하다(책)]

한 글자가 서로 상반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글자들이 있는데, 赦도 그 중 하나다.
1. 赦(용서할 사) 죄나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다.
2. 赦(채찍질할 책) 원래 뜻은 죄인을 벌거벗기고(赤적) 채찍으로 치며(복) 형벌을 가하는 것이다.
3. 赦는 채찍으로 하도 때려서 몸이 붉어졌으니, 혼을 낸 후에는 용서하는 한민족의 너그러운 성품을 담은 글자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免 면 [면하다(면) / 해산하다(문)]

1. 免(면할 면) 덫에 걸린 토끼(토)가 꼬리만 잘리고 죽음을 면한 모습이다. 토끼는 앞으로 꼬리가 물리는 화를 면(免)하게 되었다.
2. 免(해산할 문) 아기를 낳는 모습을 그린 글자다. 여인(人)의 자궁으로부터 태어나는 아기를(八) 두 손(공)으로 받아준다. 이를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만든 글자가 여자(女)를 넣은 娩(해산할 만)이다.

赦免, 벌거벗은 채 벌을 받으면(赦사) 다시 태어나는(免문) 것과 같다. 다시는 반복된 죄를 짓지 말라. 하지만 큰 죄를 진 자들의 그 경중을 묻고 따지기도 전에 사면을 논하는 것은 공범자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죄赦罪하여 죄인을 놓아줄 때는 진정한 사죄謝罪가 전제된다. 상상을 초월하여 갈취한 재산을 국고로 환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 세상에 올 때는 벌거벗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데, 모든 것을 움켜쥘 수 있다는 표현이다. 정당하게 쌓은 재물을 누가 탓하랴. 하지만 돌아갈 때는 다시 두 손을 펴서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 몸에 걸치고 갈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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