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 설치된데다 위치논란
철거 등 거쳐 바로잡기로
▲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표지석이 오는 5월 자유공원 입구 인근에 새롭게 설치될 예정이다. 기존 표지석은 잘못된 위치인 동구 화도진공원과 중구 올림포스호텔에 설치된 상태이다. 사진은 12일 인천 중구 올림포스 호텔에 설치된 표지석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우리나라와 서양 간 최초의 국제 협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장소를 알리는 표지석이 137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다. 1882년 5월22일 조선과 미국은 수호와 통상을 목적으로 당시 포구였던 제물포에서 이 조약을 맺었다.

그동안 잘못된 장소에 설치됐다고 지적받은 2곳의 표지석 중 하나는 철거되며, 새 표지석은 실제 조약 체결 장소에 들어선다.

인천시는 오는 5월 중구 북성동 자유공원 입구 인근(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 위)에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표지석을 새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기존 표지석은 동구 화도진공원과 중구 올림포스호텔에 설치된 상태다.

화도진공원 표지석은 한미수교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조미수호통상조약 100주년이 된 해인 1982년 12월에 세웠고, 올림포스호텔 표지석은 인천향우회와 시가 2006년 1월에 설치했다.

오래전부터 지역과 학계에선 표지석이 2개인 것을 두고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발견된 '옛 제물포 지도'에서 정확한 체결 장소가 자유공원 입구 인근으로 확인(인천일보 2013년 9월16일자 단독 보도)되면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시가 총 사업비 1000만원을 들여 표지석 이전·제작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시는 새 표지석 설치에 앞서 내달 중 올림포스호텔 표지석을 철거하기로 했다. 중구와 호텔 측도 표지석 철거·신규 설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동구는 여전히 화도진공원 표지석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해마다 화도진축제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 재현식을 개회해온 만큼, 이 표지석 역시 지역의 역사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시도 동구의 완강한 반대 의사에 화도진공원 표지석을 존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 관계자는 "중구와 호텔 측과는 기존 표지석을 철거하고, 실제 조약 체결 장소인 자유공원 쪽에 새로 설치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며 "다만 화도진공원 표지석은 동구가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터라 우선 기존 표지석에 신규 표지석을 안내하는 내용을 담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