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백령도에서 미세먼지 생성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성분과 이동과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재난에 가까운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이 중국이라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가 중국발임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은 수도 없이 많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 11~15일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반도 외부에서의 영향이 75%이며 바람의 방향(북서풍)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결론냈다. 이 것 말고도 한반도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이라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를 최소화 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데 수긍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자기 나라 공기 질은 40% 이상 개선됐는데 한국은 그대로이지 않냐며 한반도 미세먼지가 중국 때문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대라고 큰 소리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결정적인 연구 자료와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대상지를 백령도로 정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이동경로를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백령도의 겨울 바람은 중국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다. 미세먼지는 겨울철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최고조에 달한다. 백령도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길목에 있는 셈이다. 미세먼지는 아황산가스나 이산화탄소 등 대기 중 오염물질과 햇빛의 자외선, 습도 등이 반응하면서 생겨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인천에서 200㎞가량 떨어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는 공장이나 발전소가 없는 것은 물론 자동차 배출가스도 거의 없다. 미세먼지 생성의 한 요소인 대기 중 오염물질이 없는 청정지역이다. 그러나 겨울철만 되면 미세먼지 농도는 인천 도심과 차이가 없다. 환경부의 이번 조사는 국내 미세먼지 저감 대책 마련은 물론 중국이 한반도 미세먼지가 자기들 탓이 아니라고 더 이상 오리발을 내밀 수 없게 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