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배출시설 없어 객관적 분석 가능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되는 길목인 인천 백령도에서 미세먼지 생성 원인 규명 조사가 추진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다음 달부터 10개월 간 '반응챔버를 이용한 미세먼지 생성 특성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해상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공장 등 오염 배출 시설이 없는 백령도를 거쳐 내륙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미세먼지의 주요 성분과 전구 물질 등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한 조사다. 전구물질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물질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이다. 햇빛과 바람 등을 통해 미세먼지가 어떻게, 얼마나 생기는지 객관적으로 입증하면 향후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활용할 수 있다.

백령도는 미세먼지의 국내·외 요인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최적지다. 백령도는 공장이 없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 수도 적기 때문에 백령도 대기를 기초 데이터로 삼아 복합적인 발생 요인을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중국의 미세먼지 기여도도 추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세먼지 자체 발생 요인이 전혀없는 백령도에서 미세먼지가 측정될 경우 위치와 그간 보고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이 끼치는 유의미한 영향도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월11~15일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 지상 관측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반도 외부에서 받은 영향이 75%인데, 겨울철 바람 방향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여파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햇빛 등 어떤 요인이 미세먼지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연구"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효과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