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반송 1~2주 더 걸려
2차 오염피해·처리 대책은 전무
▲ 11일 인천항 석탄부두 내 야적장에 쌓여 있는 폐기물(스크랩)더미를 인천항만공사 직원들과 관계자들이 반출 및 청소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베트남으로 수출하려다 퇴짜 맞은 폐기물 2000t이 인천 석탄부두에 수개월간 방치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폐기물은 반송되고 있지만 2차 오염피해와 처리에 대한 대책이 전무해 우려가 나온다.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석탄부두 내 A폐기물수집업체에 폐기물 2000t을 치워줄 것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폐기물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수출을 위해 전라도와 충청도 등에서 반입됐다.

하지만 수출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아 3개월 넘게 쌓여 있었다. 폐기물은 비닐과 플라스틱 등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사각형 모양으로 뒤섞인 형태다. A업체 일대에는 커다란 쓰레기 산이 형성됐고 인근 주민들은 인천항만공사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쉽게 번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A업체는 지난달 말부터 폐기물 반송을 준비했다. 폐기물은 20t짜리 트럭을 통해 처음 발생한 지역으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 20~30%의 폐기물이 빠진 상태다. 폐기물 전량이 반송되려면 1~2주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A업체 관계자는 "베트남 수출 계획 무산으로 폐기물이 각 지역으로 되돌아 가고 있다"며 "업체들이 다른 부지를 알아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용 폐기물 방치 사례가 인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연수구 송도 9공구 야적장과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도 폐기물이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있었다. 잡다하게 섞인 폐기물을 실외에 긴 시간 방치하면 시민들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폐기물 방치가 길어지면 비로 인한 해양 오염과 미세먼지 피해를 더욱 유발한다. 또 폐기물 처리 업체 중 영세한 곳들이 많아 반송하더라도 자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지자체가 적극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 처분 조치를 취하고 처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