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투표 번복 뒤 '차순위자' 상임이사로
정관 어기고 임명된 비전문가 … '뒷말' 무성

화성시인재육성재단이 이사회 결과를 뒤엎고 차순위인 교육행정의 비전문가인 정치인을 상임이사로 임명해 논란이다.

이번에 임명된 상임이사는 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철모 화성시장의 지지를 받던 인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화성시인재육성재단 등에 따르면 인재육성재단은 지난 8일 상임이사에 김태호(56) 전 화성시체육회 상임이사를 임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국회사무처, 화성시체육회 상임이사로 일해왔다.
그는 서철모 시장과 같은 당인 민주당에서도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

그러나 육성재단이 편법으로 이사회 결과를 번복해 차순위자를 상임이사로 임명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심지어 육성재단은 정관과 이사회 운영규정에 명시된 내용 조차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육성재단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 추천한 김태호 전 체육회상임이사와 A씨를 놓고 투표를 벌였다.

투표 결과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11명 가운데 6명의 지지를 받은 A씨가 상임이사로 내정됐다. 김태호 전 체육회상임이사는 5명의 지지를 얻었다.

이후 육성재단은 이사회의 투표결과를 뒤엎었다. 육성재단은 지난 8일 차순위인 김태호 전 체육회상임이사를 육성재단 상임이사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육성재단은 이사회가 임원을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사회의 재심 절차 없이 이사장 직권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육성재단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상임이사를 임명할 수 있다는 정관 규정을 스스로 부정한 셈이다.

또 이사회 운영 규정에 따라 의장(이사장)은 이사회의 의결사항 중 집행상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시행을 보류하고 1회에 한해 의결한 날로부터 1주일 이내 이사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절차도 무시했다.

이 때문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철모 시장이 같은 당인 민주당에서 활동해온 인물을 편법을 동원해 임명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재육성재단은 지난해에만 시로부터 62억9300만원을 지원 받아 장학관과 창의지성교육센터, 이음터운영센터를 운영하고 장학기금 1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A씨는 "재단 사무국장으로부터 이사회 결과를 통보 받고 상임이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지난 8일 오후 화성시 비서실장이 전화로 상임이사에 김태호씨가 임명됐다는 애기를 듣고 황당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로 상임이사를 임명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놓고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점과 재단 상황 등을 고려해 상임이사를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 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