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동 소재 퐁듀크라상 이석구 대표, 바른먹거리 제공 앞장
유기농 밀가루만 사용해 만든 빵 당일에 못 팔면 기부로 나눔실천
▲ 샐러리맨에서 바른먹거리를 만드는 빵집 사장님으로 변신한 퐁듀크라상 이석구 대표.


바른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18년간 한 자리에서 빵을 만들어왔다.

전직 샐러리맨에서 빵집 사장님으로 변신한 퐁듀크라상(인천 남동구 만수동 소재) 이석구(61) 대표. 그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 가지 원칙을 놓치지 않는다.

첫째 하루가 지난 빵은 매장에서 팔지 않는다. "하루 지난 빵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과 생활용품이 부족한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퐁듀크라상이 문을 연 2001년부터 하루 20~30만원치 빵을 매일 이 같이 나눴다.

둘째 반드시 유기농 밀가루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인천의 작은 동네 빵집에서 유기농 밀가루만 이처럼 오래 써온 노력이 알려져 식품기업 삼양사 대표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퐁듀크라상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고 어린이들을 위한 바른먹거리 만들기에 본격 발을 내디뎠다.

"창대시장 앞에 해썹 인증 받은 제2생산공장이 있는데 거기서 유치원에 들어가는 간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송도에 있는 병설유치원 70% 정도인 40~50곳에 우리 가게 빵이 들어가고 있죠."

이 두 가지 원칙이 '바른먹거리'를 만들기 위함이었다면 마지막 원칙은 '바른기업'이 되기 위한 원칙이다. 지역과 함께 하는 빵집이 되겠다는 게 이 대표의 바람이다.

매장 한 켠에서는 학교장이 전달한 감사패들로 빼곡하다. 지난 8년간 만수고등학교에 도서구입비로 매달 30만원씩 지원한 이 대표에게 학교가 감사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수6동 주민센터에 매달 30만원씩 3년간 지원을 해오기도 했다. 퐁듀크라상은 교육부가 인증한 진로체험기관이기도 하다.

한 때 제과제빵사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빵집을 한다는 험담에 마음고생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긍정적인 생각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저희 매장 근처에 새 빵집이 문을 연 뒤 그런 험담이 돌기도 했어요. 오히려 저는 그 말을 충고로 받아 들이고 이 참에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해서 땄습니다. 제 나이 52살이었죠."

가짜 먹거리가 판치는 요즘 남녀노소, 아이 어른 누구나 즐기는 '빵'을 이처럼 믿고 먹을 수 있는 매장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큰 위안이기도 하다.

"빵도 알고 드시면 좋습니다. 모르고 드시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요. 가장 기본인 유통기한부터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세 가지 원칙 잊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건강하고 맛있는 빵 계속 만들어가겠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