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 매출 3분의1 줄어 … 배달앱 주문 늘고 백화점 북적
▲ 7일 오전 인천 부평종합시장에서 장사 준비에 한창인 상인들의 모습. 정오가 다 돼 가는 시간이지만 시장은 한적한 분위기다.


"방안에 다 들어 앉아 있는지 이번 주 내내 아주 죽 쒔어. 시장을 지나 다니는 사람부터 확 줄고 오더라도 마스크 끼고 다니면서 먹지를 않는다니까."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속 발령된 지 1주째인 7일 오전 인천 부평종합시장. 노점에서 어묵·떡볶이를 파는 전해순(65·여)씨는 마스크를 낀 행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씨는 "하루에 10만원 벌었다면 이번 주 내내 3만원밖에 못 벌었다. 오늘은 좀 괜찮아도 앞으로 또 언제 미세먼지가 심해질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했다. 인천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이날 오후 기점으로 '보통'으로 회복됐지만, 상인들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미세먼지 공습에 생계 위협을 느끼는 실정이다.

노점상과 전통시장, 일반 음식점 등 길거리 상인들이 매출 급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주요 상권인 부평역 인근은 물론 공무원들로 붐볐던 구월동 인천시청 근처마저 한적한 분위기다. 시청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옥희(63)씨는 "날씨가 풀리면서 점심 저녁 식사하러 오는 공무원들이 많았는데, 이달부터 매출 3분의 2가 줄었다. 원래 밥을 세 번씩 지었는데, 지금은 한번 해놓으면 종일 장사한다"며 "미세먼지를 해결할 방법이 없느냐"고 답답해 했다.

'울상'인 실외 상권과 달리 배달 음식 전문점과 백화점 등 실내 위주 상권엔 남 몰래 웃음을 짓고 있었다. 미세먼지의 대대적 공습에 시민들 활동이 실외보다는 실내로 옮겨지면서 지역 실내외 상권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부평역 인근 배달 음식 전문 일식집 사장 정모(45)씨는 " 그동안 이런 적이 없는데 이번 주부터 점심 저녁시간대마다 10~20분 사이 20팀 가까이 주문이 들어와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심각한 미세먼지에 고객들이 외식보다는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식사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최근 미세먼지가 심했던 이달 1~3일 주문량은 334만 건으로 전주보다 24만 건(7.5%) 늘었다. 보통 봄에는 야외활동이 늘어 주문량이 감소했던 기존 모습과 정반대다.

롯데백화점도 백화점·아울렛 등 총 55개점포의 1~5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4% 상승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며 외부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