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탓에 판매량 700% ↑
공기청정기·피부보호제도 불티
유통업계, 각종 할인전 진행 중
▲ 5일 오후 인천 롯데마트 부평역점 4층에 위치한 생활용품 코너에서 김모(남·46)씨가 미세먼지 마스크를 고르고 있는 모습.

"예전에는 마스크를 잘 안 썼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나서부터 매일같이 써요. 요즘 시야가 뿌옇게 될 정도니까 안 쓰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5일 오후 인천 롯데마트 부평역점 4층에 위치한 생활용품 코너. 진열대를 빼곡히 채운 마스크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김모(46)씨는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에 위압감을 느낀다는 그에게 마스크는 생필품이 됐다.

미세먼지 대란에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8.7%나 늘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마스크의 판매가 전년 대비 매우 높은 상태로, 특히 KF80 이상 고밀도 마스크가 많이 팔린다. 황사를 커버할 수 있는 상품을 넘어 미세먼지·초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F(Korea Filter)'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건용 마스크 성능을 인증하는 마크로, 뒤에 붙은 숫자는 미세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낸다. 숫자가 클수록 차단 효과가 더 크다.

공기청정기부터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도록 돕는 의류건조기, 세균을 씻어내는 의류관리기 등 미세먼지 대비 가전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249%, 2017년 비교해서는 1393%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올 1~2월 판매한 의류건조기·관리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0%·115%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업계마다 3월 테마를 미세먼지로 잡고 각종 할인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내내 전국 매장에서 온·오프라인 세일전을 열고 의류건조기·공기청정기를 구매하면 캐시백·롯데상품권·사은품 등 혜택을 제공한다. 이마트도 6일까지 삼성·코웨이·LG·다이슨 등 주요 브랜드 공기청정기를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테마를 아예 '비 프레시(Be Fresh)'로 선정하고, 공기청정기부터 미세먼지·황사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화장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마련했다.

윤현철 롯데백화점 치프바이어는 "최근 미세먼지와 환경 관련 이슈로 주거 환경 개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케어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3월 본격적인 봄을 맞아 고객들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