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구미동 옛 하수처리장 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성남시가 22년째 방치돼 온 이 하수처리장 활용방안을 발표하자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성남시의 하수처리장 활용방안과 주민들 의견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다목적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자'(성남시)는 주장과 'e-스포츠 경기장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주민)는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1997년 2월 용인시 수지구 하수처리를 목적으로 성남시와 용인시 경계에 건설됐다. 그러나 당시 성남시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시험가동 뒤 곧바로 운영이 중단됐다. 원인은 악취때문이었다. 이후 2007년 9월, 이 시설을 인수받은 성남시는 지금까지 약 수십억원을 들여 관리해 왔다고 한다. 이같은 저간의 사정으로 성남시는 지역 문화예술의 창달을 위해 하수처리장 부지를 '다목적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예술공간 조성사업은 은수미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요구사항도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는 당장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착공하면 2021년 하반기쯤 다목적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 건립된다고 했다. 현재 연면적 3300㎡ 규모인 관리동 등 5개 동의 시설물은 리모델링하기 위해 구조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같은 시의 방침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옛 하수처리장은 이제 주민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부지 범주민대책위는 "옛 하수처리장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e-스포츠 경기장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즉, 부지의 활용가치를 높여 주민들의 복지를 더욱 확대하자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우선 지역에 미술전시관 등이 없어 불편하다는 문화예술인들의 고충은 이해가 간다. 전시공간 등의 부족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다소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동안 도심흉물로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불만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성남시 옛 하수처리장 부지 활용 논란에 갈등만 있을 뿐 소통이 없어 보인다. 소통을 통해 해법과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